올라가!내려가!

by 행복한꿈

아가의 언어에 관심을 갖게되면서 갑자기 책을 가까이 하게 됐다. 나름 대학원까지 나왔지만 공부를 좋아하지 않아서, 특히 책을 많이 읽지 않는 편인, 어떻게 대학원까지 나왔나하는 의문마저드는 독서량의 소유자라 태교때도 육아서읽기를 게을리했는데 세상에 이럴수가, 요즘 거의 1일 1권의 책을 읽고 있다. 그만큼 내게는 우리 아가의 말트이기가 최대의 관심사라는 뜻. 그런데 책을 읽으며 나는 늘 의아한 마음이 든다. 책에서 하라는 행동들을 내가 하고 있긴 한 것 같은데 뭔가 잘못 하고있는건지 왜 우리아가는..


요즘 읽은 글에 아가의 언어 이해력을 길러주는 방법으로 '많이 들어서 차고 넘쳐야 말할 수 있다'는 구절이 있었다. 왕수다쟁이 엄마 밑에서 자라고 있는 우리아가의 언어주머니는 크고 깊은지 아직 차고 넘치지 못했나보다. 아니면 엄마가 혼자 얘기를 너무 많이해서 아가가 걸러 듣는것인가!


아가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 기술 중 하나는 '혼잣말 기법'이 있다. 길가다가도 혼잣말을 잘 하는 내가 이 분야 1등인것같은데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나는 보통 '아 맞다.','아 추워. 추추추~' 하는 식의 그야말로 혼자 중얼거리는 혼잣말을 해왔다. 아가의 언어를 위한 혼잣말은 엄마가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아가가 보고 들을 수 있도록 이야기하는것이다. 엄마가 아가를 위해 리얼리티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된다고 생각하면 쉽다.


"엄마는 머리를 묶을거야. 머리끈이 어디있지? 엄마의 검정색 머리끈이 어디있을까? 꿈이야. 엄마 머리끈 봤어?여기있네!"

우리 아가는 엄마가 과장된 액션과 말투로 무언가를 찾을 때 다른 장난감을 갖고 놀다가도 집중을 하는데 그럴 때 아가가 좋아하는 '다섯손가락'을 개사해서 부르면 함께 따라하기도 한다.

"머리끈~머리끈~어디있을까? 여깄지!여깄지! 여깄지~"


다음으로 '평행적 발화기법'을 들 수 있는데 사실 이 구절을 읽으며 '그동안 책좀 읽었다고, 나 쫌 잘 하고 있군'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아들 둘을 함께 키우다보면 먹이고 재우는 시간이 제일 험난하다. 우리 아가들은 둘다 안 먹고, 안 자려는 아기들이라 그 시간이 전쟁인데 요즘 그 중 자는 시간은 이 평행적 발화기법으로 극복했다.


"올라가 내려가 할사람!"


둘째를 재워야 할 시간이 다가오면 체력이 아직 남은 둘째와 심심한 첫째 모두 잠자기를 거부하는데 얼마전부터 어디에든 올라가고, 혼자 일어서는 능력이 생긴 둘째와 '올라가 내려가'를 하며 체력소진과 재미를 다 잡았다.


"동생이 높은 침대에 올라갔어."

"형님이 동생을 따라 높은 침대에 올라갔어."

"동생이 데굴데굴 굴러서 낮은 침대로 내려왔어."

"형님이 개구리처럼 점프해서 낮은 침대로 내려왔어."

"동생이 신이나서 손과 발을 흔들며 좋아하고 있어."


평행적발화기법은 아가들의 행동을 큰 소리로 이야기해주는 것으로 아가가 자신의 행동과 엄마의 말이 일치한다는것을 깨닫고 쉽게 그 단어를 습득할 수 있다. 내가 매일밤 하는 이 활동이 재미있는지 아가는 이를 '올라가 내려가 놀이'로 명명했고 가끔 먼저 넉다운되어 해설해주지않으면 스스로 '형님 개구리 점프'와 같은 해설을 덧붙이긴한다. 주의사항은 아가들이 놀다가 침대에서 떨어질 수 있으므로 잘 지켜봐야 하며, 이불에서 너무 뛰어 먼지가 날 수 있으므로 공기청정기는 당연히 바쁘게 돌려야한다.


어떤 책이든 읽고나면 너무 주옥같아서 당장 우리아가에게 써먹고싶은데 왜 하원 후에는 그 열정이 사라지는걸까. 오늘 밤엔 그 열정좀 아껴뒀다 꼭 써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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