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압자, 넌 무엇이냐!

by 행복한꿈

아가가 하루하루 말이 늘고 있긴 하지만 발음이 썩 좋지 않아 고민이다. 말이 늦게 트였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긴 한데 엄마는 마냥 조급하고, 구강운동을 나름대로 하고 있긴 하지만 잘 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여 이런 저런 자료를 찾던 중 '설압자'에 꽂혀버렸다.

사실 구강운동 자료를 찾을 때 '설압자'에 대해 많이 보긴 했지만 아가에게 '도구'를 쓰는 것이 조금은 거부감이 느껴져서 그냥 지나쳤는데 혀 근육이 늦게 풀린 우리아가의 발음이 이대로 고착될까봐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찾아보게 됐다.


설압자. 말 그대로 '혀를 누르는 도구'이다. 혀를 누르고 고정하는데 쓰이는 이 의학 도구는 아이스크림막대기같이 생겼는데 소아과 진료 시 아가들의 목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혀를 눌러줄때 이용되는 스텐의 그 도구가 바로 설압자이다. 나무재질과 스텐 재질이 대부분이지만 과일향이 나는 설압자도 있다고 한다. 아마 과일향이 그나마 아가들 언어치료에 쓰기 좋을 것 같다.


그렇다면 설압자를 어떤식으로 활용하면 좋을까?

언어치료 관련 커뮤니티에서 살펴보니 엄마가 직접 해 주는 경우에는 설압자에 초코시럽같은 달달한 물질을 묻혀 아가 혀에 문질러 주기도 한단다. 아무래도 아가들이 설압자로 혀를 누르는 행위 자체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미끼가 될 만한 무언가가 필요할 것이다.

설압자를 이용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혀의 안쓰는 근육을 사용하기 위함이므로 시럽을 묻힌 설압자를 아가의 입 앞에 두고 혀끝만을 이용하여 반복적으로 핥게 하는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 우리 아가의 경우 본격적으로 설압자를 이용하진 않고 아빠가 좋아하는 하드형 아이스크림을 혀끝으로 찍어먹는 활동을 선행하였는데 시키지 않아도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스스로 혀끝으로 찍어먹는 활동을 되풀이 하며 본의하니게 혀운동을 해 보게 되었다.

아가와 부모의 대화가 가능한 경우에는 부모가 지령을 내리고 아가가 그 지시에 따라 설압자를 밀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설압자를 혀끝에 대고 '막대기를 밀어봐.'라고 말하고 5초정도 지속하도록 하면 혀끝을 올리는 기능을 강화시켜줄 수 있다. 마찬가지로 혀 측면을 누르는 활동을 하며 '오른쪽으로 밀어봐, 세게 밀어봐'라는 식의 방법으로 혀의 측면 운동도 할 수 있으며 혀 아래에 설압자를 두고 혀를 아래 방향으로 누르게 하는 활동은 혀의 중간근육을 쓰는데 효과적이다.


설압자에 대해 찾아보던 중 설압자 없이도 아가와 놀이식으로 할 수 있는 혀근육 운동을 찾아내어 직접 함께해 보았는데 아직은 아가인지라 다소 산으로 가긴 했지만 아가가 즐거워하여 더없이 좋은 방법이었다. 인터넷상 자료에서는 미쯔같은 크기의 과자를 이용했다고 했지만 우리 아가는 곰돌이 젤리로 해 보았다. 활용 방법은 너무 단순하게도 혀 위에 올려두고 오래 버티기 시합! 젤리 두 개를 꺼내어 아가 혀 위에 하나, 엄마 혀 위에 하나를 올려두고 오래오래 떨어뜨리지 않고 버티는 아가에게 젤리를 하나 더 주겠다고 말하였는데 당장 눈앞의 유혹을 잊지 못한 채 아가가 몇 초 버티지 못하고 먹어버리긴 했지만 사실 그게 혀로 버티는 힘이 부족하여 떨어진 것 같은 느낌도 들어 젤리를 줄 때마다 자주 활용해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방법으로는 '메롱 오래하기'같은 활동도 있었는데 메롱 자체가 너무 쉬운 활동같지만 아가가 의외로 오래 버티지 못하여 깜짝 놀랐다. 메롱활동과 아이스크림 찍어먹기를 병행하여 진행해도 도움이 될 법 하다는 생각도 든다.


설압자로부터 시작된 혀운동에 대한 엄마들의 아이디어는 굉장히 많았다. 그 중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또다른 활동은 '이 훑어내기'이다. 사실 뭐라 명명해야 할 지 모르는 이 활동은 대부분의 성인들에게 매우 친숙한 활동이다. '내 이에 뭐 꼈나?'하며 혀를 이용하여 이를 쓸어 보는 활동. 단순하고 아무것도 아닌 이 활동이 혀 뿌리부터 혀 끝까지의 근육을 사용하면서 혀에 힘도 바짝 들어가기 때문에 혀 근육 발달에 좋은 활동이다. 앞으로 양치 전에 함께 하면 좋을 듯.


말이 늦게 트인 우리 아가. 지금은 엄마만 알아듣지만 언젠가는 아나운서처럼 또렷하게 발음해나갈 수 있도록 이 작은 활동부터 하나하나 해 나가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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