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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꿈 Nov 12. 2019

첫째 등원 시 둘째는요?

독점육아, 육아 독립군에게 사실 딱히 방법은 없다. 이모님찬스가 끝난 후 온전히 두 아가를 맡게 됨과 동시에 둘째는 바깥바람을 쐴 처지가 되었다. 둘째가 태어난 후 1년사이 첫째는 이런저런 이유로 네군데의 어린이집에 다녔다.

1번 어린이집은 원래 다니던, 단지내에 있는 어린이집이었는데 원장선생님께서 정이 많으셔서 출근길에 직접 라이딩을 해주셨다. 둘째 만삭즈음부터 도움을 받았는데 아기 신생아 땐 그게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다. 한 번은 아파트 엘레베이터 점검시간에 데리러오셨는데 미리 인지하시고는 11층까지 걸어올라오셔서는 안고 내려가셨다. 오래오래 다니고 싶던 그 어린이집을, 이사로 인해 그만두게 된 것이 요즘도 아쉽다.

2번 어린이집은 이사온 후 옮긴 옆단지 어린이집. 운전 무능력자인 나에게는 걸어서 5분도 걸리지않는 등원길이 너무 힘들었다. 백일이 갓 지난 둘째를 안고 첫째 손을 잡고 등원하는 길에 오붓하게 대화를 할 수 있는건 좋았지만 하필 그 시간은 늘 둘째의 첫 낮잠시간이라 잠을 설치곤 했다.

2번 어린이집이 아기에게 좋지않다는 판단하에 옮긴 3번 어린이집은 등하원차량이 있는 곳이었다.  가까운 어린이집이 없다면 이 방법이 둘째에게 가장 좋긴한데 한겨울의 추운날씨에 등하원차량을 기다리며 둘째의 감기가 끊일 날이 없었다.

그러던 중 입주한 아파트에 국공립어린이집이 생겨 둘째 9개월차에 두 아가 모두 등원을 시작했다. 겨울 내내 찬바람에 단련이 돼서인지 둘째는 그 누구보다 건강히 등하원하고 있다.


만일 누군가 내게 "어린이집 등하원 때 둘째를 어떻게해야할지 모르겠어요."라며 조언을 구한다면, 둘째의 외출을 겁내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삼칠일, 백일 등 상징적인 날짜들이 있긴하지만 아가들은 생각보다 강하다. 일부 엄마들은 아가를 집에 재우고 첫째 등원을 하기도 하는데 나는 절대 못하겠는 일이다. 혼자있는 아가에게 발생할 수 있는 사건사고에 비하면 차라리 감기가 낫다.

내가 운전을 좀 했다면 카시트에 나란히 앉히고 라이딩을 해서, 등하원차량을 기다리느라 바람쐬는 일을 막았을텐데 그 부분은 조금 아쉽다. 사실 제일 좋은 건 우리옆집이 어린이집인 경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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