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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꿈 Nov 14. 2019

동생한테 지는 첫째

꿈이는 어디 나가서 맞고 들어오는 적이 없는 아가인데 유독 동생에게는 맞는 일이 많다. 아무래도 동생은 첫째의 둥글둥글한 짱구머리가 공인줄 아는건지 팍팍 때리는 일은 다반사고 아파서 누워있는 날에도 형아를 잡아당기고 눌러보곤 한다.


"행복아, 형아 아야해. 그러면 안돼."


아기가 뭘 모르고 하는 일이니 호되게 혼내진 못하고 매번 부드럽게 말해주는데 확 달라지진 않는다. 첫째는 동생이 몰라서 그러는 것임을 알고있기도 하고 남을 때리는 아가는 아니라서 그저 '아,아'하고 말을 하는데 이건 마치 때리면 소리가 나는 사운드북처럼 되어버린 느낌이다. 이렇게 충실히 사운드북역할을 수행하다보니 둘째가 힘조절에 실패하는 일이 생겨버리는데 첫째가 어찌나 서럽게 우는지... 왜 엄마들이 첫째를 아픈손가락처럼 여기는지도 너무 잘 알겠고 한편으로는 둘째도 외동이었다면 물건이나 몇번 때리고 돌아다니다 말았을텐데 옆에 '살아있는 장난감'이 있어서 그 유혹을 끊지 못하나 싶어 마음이 복잡하다.


이런 일이 몇 번 반복 되다보니 나는 이걸 이용해먹기로 했다.


"꿈이야, 밥먹자! 동생보다 많이 먹고 키 쑥쑥 크자."

"꿈이는 밥 잘 먹어서 키가 쑥쑥 컸지? 동생은 안 먹어서 키가 더 작아."

"꿈이야. 얼른 자자. 행복이가 벌써 자고있어. 키크는 요정이 행복이한테만 키크는 가루를 뿌려주면 어떻게해!"


내색하지 않았지만 동생을 은근 견제하고 있었는지 "동생보다 크고 힘이 세지기 위해" 최선을 다해 먹고 자고 있다. 그래봤자.. 둘다 키,몸무게 하위10등이내지만..ㅠㅠ


한가지 걱정은 둘이 경쟁상대로만 인식하여 커서 그야말로 힘대결을할까싶지만 없으면 서로 찾고 애틋한, 애증의 관계로 거듭나는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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