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한꿈 Jan 11. 2020

꿈이가 지켜줄게

꿈이는 이제 48개월을 향해 간다. 또래보다 작은 탓에 늘 영유아검진도 꾸역꾸역 더 키워보고 받곤 했는데 5년차 엄마가 되고보니 그 덧없음을 알기에 아기 어린이집 방학기간에 맞춰 48개월이 꽉 차기도 전인 47개월검진을 받았다.

지난 1년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는지 48개월 검진에서 대부분의 항목에 '잘 할 수 있다'또는 '할 수 있는 편이다'를 체크하게 되었다.

앞선 검진에서 언어쪽은 대부분 체크할 수 없어 좌절했던 것에 비하면 너무 수직상승한 성적에 문진표가 잘못된건지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엄마 눈에는 아직 완벽하지 않은 언어능력이기에.


그런데 검진 후에 친구들과 노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니 어느 누구도 완벽한 아기가 없었다. 말을 아주 잘 하는걸로 보였던 친구도 이따금씩 전혀 못알아듣겠는 말을 하고 있었고 엄마와의 핑퐁대화도 아주 논리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1년간 우리 아기가 매우 늦다고 생각하다보니 마음 속으로 꾸준히 '언어가 부족한 우리 아기'라는 생각을 해왔던 것 같다.

아기는 내가 생각하는것 이상으로 잘해내고 있는데 엄마가 조급한 마음으로 평가해버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부끄럽기까지했다.


친구들과 놀고 난 후 집에 돌아오는 길, 어느새 깜깜한 밤이 되었다.


"꿈이야. 너무 어두워졌어. 엄마 무서워. 얼른 집에가자!"

"무서워?"

"응. 해님이 집에 가서 모두모두 쿨쿨 자고있어. 나쁜 사람이 나타나면 어쩌지?"

"걱정마. 꿈이가 지켜줄게."


엄마가 보는 꿈이는 아직 모든게 서툰 아가인데 꿈이는 하루하루 열심히 자라나고 급기야 엄마를 지켜준다고까지 말하는 '어린이'가 되고 있다.


꿈이야. 잘 커줘서 고마워. 근데 48-53개월 검진표를 보렴. 너 이제 '가족 외의 사람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단어의 발음이 완벽하다'항목이 신설됐어.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오늘 고생많았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