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지역의 대표 면요리는 과연 단단면일까
단단미앤(担担面)/ 단단면이라 불리는 사천식 면요리로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지 오래되었다. 일본의 라멘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매운 터치가 들어간 라멘, 탄탄멘은 물론 전 세계 끊임없이 생겨나는 중국식 면집들은 이미 인기가도를 달리는 사천식 대표 면요리를 빼놓을 수 없기에 단단미앤을 꼭 메뉴에 넣는다. 파리의 Trois fois plus de piment이라는 식당은 이제 유럽에서 사천식 면요리로 유명한 대표식당이라 할 수 있다. 0에서 5단계까지 맵기 조절이 가능해 골라먹고 도전해 보는 재미를 더한 면요리로 해당 음식점의 지점이나 유사 음식점이 늘어나며 희소성이 덜해 그 열기가 살짝 식은 듯 하기도 하지만 면집에서 긴 웨이팅을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을 안 하던 파리 사람들이 본점에서 30분을 기다려도 한 번 먹어봐야 단단미앤을 파는 장소로 입소문이 나 파리뿐 아니라 유럽에 사천식 면요리의 인기를 전파하는 상징적인 면집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파리에서만 다섯 곳을 운영 중에 있기도 해 종종 아시아식 음식점의 성공사례로 언급된다.
서론이 길었지만 중국요리가 좋아 청두를 여행하는 사람들, 청두에 살러 오는 사람들처럼 나는 단단미앤의 본고장에서 제대로 한 판 먹어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청두에서 단단미앤집을 열심히 찾았다. 그런데 예상외로 단단미앤을 대표로 파는 곳을 쉽게 찾아볼 수 없다는데 놀란다. 외지 사람들이나 외국 관광객에게 유명한 사천요릿집의 메뉴판에 단단미앤이라는 메뉴가 있기도 하지만 작은 접시에 곱게 두 입이면 끝날법한 양의 단단미앤을 말아내 오는 정도라 실제 청두 사람들이 즐기는 주식의 면요리와 거리가 있다. 다양한 면요리는 청두 직장인의 가장 저렴하고 든든한 점심 메뉴인지라 정오에 길에서 빨간 소스가 묻은 면을 흡입하는 사람을 어떤 골목에서건 볼 수 있는데 많은 면집의 간판을 자세히 살펴보면 수지아오자장미앤(素椒杂酱面)이라는 메뉴, 니로우미앤(牛肉面), 미시앤(米线)등의 생소한 이름이 우리가 잘 아는 단단미앤 자리를 대신한다.
그중 청두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천의 면요리는 단연코 수지아오자장미앤(素椒杂酱面)이다. 국물이 없는 간미앤(干面)으로 자작한 소스에 집마다 다르게 내는 쫄깃한 면을 잘 비벼먹는다. 사실 맛을 보고서는 단단미앤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흡사한 부분이 많은데 고추기름과 양념에 다진 고기를 볶아 만든 고명을 얹고 마장도 들어가 예상보다 묵직하고 인상에 남는 맛이다. 단단미앤엔 갓줄기를 절이고 발효시켜 만든 야차이(芽菜)가 들어가는 것이 수지아오자장미앤과의 큰 차이라면 차이인데 단단미앤은 간식 혹은 곁들이는 정도의 위치라면 수지아오자장미앤은 청두에 있는 대부분의 면집에서 이량(一两), 얼량(二两), 싼량(三两)단위로 면의 양을 선택할 수도 있어 든든한 한 끼가 된다. 참고로 1량은 50 그램 정도의 면무게를 뜻하며 일반적인 성인이라면 2량 정도면 충분하다. 테이블에 항상 있는 검은색 액체는 간장이 아니라 면에 더해먹는 흑초인데 은근한 단맛이 있는 식초라 면의 맛이 완성시키는데 매우 중요한 조미료니 뿌려먹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샤오홍슈나 다종디앤핑에서 청두 유명 면집을 찾으면 청두 5대 수지아오자장미앤집, 오래된 면집 리스트가 공유된다. 면의 굵기도 면을 버무리는 장맛도 각각 개성이 있어 청두에 가면 꼭 수지아오자장미앤을 맛보길 권한다.
매주 토요일 우리의 청두식 브런치 메뉴였던 간판도 없고 검색도 안되던 수지아오자장미앤집 사장님은 매주 찾아오는 외국인이 신기하셨는지 자신에게 면 만드는 방법을 배워 한국에 가게를 내면 어떻겠냐 제안하시기도 했다. 이젠 자리를 옮겨 좀 더 번듯한 장소에 직장인들이 더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서 여전히 영업 중이신데 세상에 수지아오자장미앤이 좀 더 널리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단단미앤에 들어가는 야차이(芽菜)는 사천성 이빈이라는 도시에서 유래한 갓 줄기 절임이다. 면요리뿐 아니라 사천요리에 두루 쓰여 감칠맛에 복합적인 맛을 더한다.
*한국에서 짜사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자차이(榨菜)는 갓의 일종인 청채두라는 채소의 비대해진 뿌리에 가까운 부분을 말리고 각종 향신료와 버무려 발효시킨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