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 성 청두에 살기 전 내 중국 관련 경험은 많은 부분 중국 본토 밖에서 얻은 것이다. 살면서 외국에서 밥 먹는데 큰 어려움을 느껴본 적이 없고 중국음식과 이 지역의 사천음식도 좀 알고 있어 청두에서 밥 먹기는 어렵지 않을 거라 스스로를 과신했다. 누군가 청두는 아시아 최초, 최대규모의 럭셔리 브랜드 매장이 위치한 도시라던지, 해외 유명 브랜드가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 도전하는 파일럿 시장이라던지 하던 이야기를 했던 것도 같고, 여러 가지 이유로 청두가 상하이만큼은 아니어도 꽤나 인터내셔널 한 도시겠구나 지레짐작했다.
긴 격리를 끝내고 자유의 몸으로 동네 면집에 자신 있게 들어갔다. 아뿔싸, 사방엔 한자가 가득하고, 사진이나 영어 설명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내 눈에 이곳의 메뉴는 흰색과 노란색은 글씨 같은 중국풍 그림이다. 메뉴 사진을 찍고 파파고를 열 번쯤 돌려 힘겹게 골라 밥을 주문하려 했다. 친절하신 분들이었지만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주인아저씨와 종업원에게 결국 영어를 한마디 건네니 사색이 된다. 첫날 저녁 주문은 마치고 결국 원하던 메뉴의 80퍼센트만 반영된 면요리를 먹고 집으로 돌아온 난 사천음식의 천국에서 긴 격리생활을 탈출해 그들의 음식을 처음으로 맛 못 본 기쁨을 만끽할 틈이 없이 좌절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지독히도 외우기가 싫어 내 인생에서 까맣게 지워버렸던 한자의 나라 중국의 도시 청두에 제 발로 걸어 들어온 나는 1,2,3 숫자 정도만 읽을 수 있는 완벽한 중국어 문맹으로 다시 태어났다.
요즘은 중국의 음식점에서 주문하고자 한다면, 배달음식을 시키고 싶다면 앱과 큐알코드를 이용해 핸드폰으로 주문해야 한다. 쿠팡에 익숙한 한국인에게 배달 앱 사용법은 크게 어렵지 않을 수 있다. 한자를 좀 알고 있거나 번역 앱이나 VPN의 사용 가능여부에 구애받지 않고 AI의 도움을 자유자재로 만끽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말이다. 음식 주문 앱 혹은 미니프로그램은 음식점의 테이블에 붙어있는 큐알코드를 스캔하면 주문 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으니 크게 상관치 않아도 되겠지만 배달 관련 앱은 2025년 기준으로 양대산맥이라 할 수 있는 메이투안(美团)과 어러머(饿了么)두 가지를 추천한다. 음식점에서 주문 앱 접속 시 알리페이와 위챗 두 가지를 이용할 수 있는데, 일부는 위챗만 사용할 수 있는 경우가 있지만 알리페이가 가능한 곳이라면 앱 안에서 번역기를 바로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음식점 리뷰는 중국의 인스타그램이라 할 수 있는 샤오홍슈 혹은 다종디앤핑이라는 리뷰 앱을 추천한다. 다종디앤핑안에는 음식점 할인쿠폰, 음식점 관련 검색과 추천뿐 아니라 관광지의 정보, 입장권등을 얻을 수 있어 매우 유용한 앱이다.
*2025년 후반 기준, 국제적인 행사를 하나씩 치르는 전후로 조금씩 개선해가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관광객이나 거주하는 외국인보다 외국인을 위한 언어와 서비스가 부족한 편이다. 서비스를 사용하는 인구의 대부분이 중국인이기 때문에 외국인 편의를 위한 서비스 제공의 득 보다 비용의 지출이 커서인 게 아닐까. 여러분이 중국을 방문하는 해엔 필자보다 더 수월하게 중국여행을 할 수 있길 바라며,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크게 좌절하지 않기를 바라며 꼭 글을 쓰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