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두의 첫 주말 우리가 탈출하기를 오랫동안 기다렸던 북경 출신의 친구들은 이미 청두에 일하며 산지 2년이 되었고 환영의 식사로 당연히 이곳에서 즐겨 먹는 훠궈집에 가야 한다 했다. 그래서 찾은 하이디라오. 하이디라오는 1994년에 쓰촨 성에서 생겨 패밀리레스토랑의 서비스를 연상케 하는, 혹은 그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해져 중국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브랜드로 거듭난 훠궈집인데, 나중에 알고 보니 사천사람들에게는 맛이 없진 않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고 상업적인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있어 외지 사람들이나 먹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가진 음식점이기도 했다.
하이디라오는 이미 중국의 다른 도시에서도, 싱가포르, 한국에서도 여러 번 가봤던지라 맛있게 잘 먹고 나왔는데 사실 친구들이 이곳에 인도한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 어린 자녀가 있는 친구들은 하이디라오에서 식사를 하는 동안 아이를 봐주는 서비스를 제공해 주니 어린 자녀들이 있는 사람들도 마음 놓고 훠궈를 즐길 수 있었기 때문. 더불어 하이디라오는 대부분 쇼핑몰 안에 위치해 있어 주말 동안 아이와 함께할 놀이시설이나 학원 등을 보내기 쉬우니 부모들이 가고 싶은 최애의 훠궈집은 아닐지라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 이후 춘시루/타이쿠리를 돌며 으리으리한 수많은 훠궈집을 구경하고 나니 좀 더 로컬 한 다른 곳도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몇 일되지 않아 같은 주에 회사의 환영 파티를 어마어마한 규모의 다른 훠궈집에서 했다. 이후 현지 사람들과 현지의 훠궈 식당을 시도하길 여러 번, 그래도 훠궈는 좀 먹어봤다 싶었는데 태어나서 한 번도 시켜보지 않은 식재료가 담겨 나와 한자를 훠궈의 식재료로 공부하듯 주문하고 먹는다.
용암같이 끓어오르는 홍탕 주변으로 이제까지 외국의 훠궈집에서 주문하지 않았던 생소한 재료를 담은 접시들이 연이어 나온다. 형체만으로는 익숙하지 않은 식재료는 대부분 각종 내장류인데 우리에게 익숙한 고기는 외국인이나 중국의 타지 사람들이 많이 시키고 현지인들은 천엽의 신선도와 내장의 종류로 훠궈집의 등급을 이야기한다.
천엽과 신장, 캔햄
특등급 천엽을 손질해 담아주는 서비스
선지, 천엽과 함께 현지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재료인 오리 식도는 훠궈를 주문할 때 빠져서는 안 될 식재료이다. 탕을 주문할 때 선지를 포함시켜 낼지 물어보는 경우가 많고 야채와 고기를 번갈아먹는 우리와 달리 고기와 내장류를 가장 먼저 먹고 배가 서서히 부르다 싶을 때 야채의 몇 가지와 면을 넣어 먹는 순서도 중요하니 야채를 처음부터 넣으려 하면 매서운 눈길이 쏟아질 수 있다. 아이가 있는 경우나 일행에 타지/외국인이 있는 경우 홍탕과 백탕이 함께 있는 원앙탕을 주문하지만 붉은 용암의 기운을 받은 사천사람들은 홍탕만을 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이디라오에서 배운 것처럼 여러 소스를 제조하려 하거나 참깨소스, 즈마장을 찾는다면 매몰차게 사천식 훠궈집인 이곳에 그런 건 없다는 대답에 듣고 당황할 수도 있다. 훠궈 소스의 기본은 쪽파와 고수, 참기름 와 면실유, 옥수수기름등을 섞은 조미유, 다진 마늘만 단순히 들어가며 여기 매운 고추 다진 것과 굴소스, 흑초 정도를 약간 섞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