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 _ '생각'보다 먼저 도착하는 '마음'에 대하여

이해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충동이라는 감정

by Evanesce

Urge [ ɜːrdʒ ]

1. (강한) 욕구, 충동


우리는 이상하게도 자신의 마음에서 가장 먼저 올라오는 감정을 가장 나중에 인정하려 한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늘 전자를 선택해야 어른이라고 배웠고, 충동은 미성숙하거나 제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감정이라고 정의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스스로의 깊은 마음에서 올라오는 신호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며 살아간다. 갑자기 무언가가 하고 싶어질 때는 이유를 찾는 방법을 먼저 배웠고, 그 이유가 충분하지 않다면 마음을 묻어버리는 것에 익숙해졌다.


예컨대 어떤 순간에는 이유도 없이 머릿속에 한 사람이 떠오르며 전화를 걸고 싶어질 때가 있다. 무슨 말을 하려고 떠오른 것도 아니고, 딱히 나눌 이야기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그 사람의 목소리가 오늘의 공기보다 먼저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그때의 그 감정은 보고 싶다는 말보다도 더 조용하고, 사랑한다는 말보다도 더 오래 묵혀진 마음 같은 것이다.


누군가는 그것을 잠깐의 감상이라고 넘기겠지만, 또 어떤 이는 그 충동 하나에도 진심이 스며 있다고 믿는다. 한동안 말하지 못하고 삼켜 둔 감정이 마음 어딘가에 조용히 가라앉아 있을 때, 결국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의 숨결을 빌려 그 마음의 표현을 환기시키고 싶었는지도 모르는 것이기에.


충동은 언제나 말보다 먼저 움직인다. 머리가 이해하기 전에 손가락이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 번호를 누르며, 이유를 묻기도 전에 마음이 이미 그 사람에게 가 있다. 그럴 때마다 '괜히 불편하게 만들까 봐', '과하게 보일까 봐'하고 멈추도록 자신을 세뇌하지만, 어쩌면 그 반응 안에는 지금의 내가 숨기고 있는 감정의 온도가 가장 정확하게 배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충동을 무조건적으로 따르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충동 그 자체를 무시하는 일에 익숙해진 스스로를 한 번쯤 돌아봄이 어떨지이다. 우리는 종종 "충동적으로 그랬다"라는 말을 후회나 실수의 표현처럼 사용하지만, 실은 많은 변화가 그렇게 시작된다.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고 싶었다거나, 이유 없이 멀리 떠나고 싶었다거나, 뜬금없이 배우고 싶은 것이 생겼을 때, 당시에는 그것이 허튼 생각인지 아니면 삶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는 신호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 마음이 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지금의 나에게 중요한 사건이라는 점이다.


충동은 무책임함의 증거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려주는 가장 솔직한 방식이다. 감추는 삶보다 드러낼 줄 아는 삶이 더 어렵기에 단단하다. 마음이 먼저 반응할 때, 그 반응을 억지로 가두기 전에 잠깐이나마 그 감정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삶이 단단해지는 순간은 언제나 이성적으로 판단했을 때가 아니라, 마음이 움직였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할 때일 테니까.



"행동하지 못해도 괜찮다. 다만, 마음이 건넨 그 말을 모른 척 지나치는 일만큼은 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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