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근무 생활 - 3 - 일하는 방식

by YL

원격근무를 도입한 회사마다 각기 다른 도전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일하는 공간이 바뀌었을 뿐 아니라 협업의 방식, 업무 측정, 그리고 동료 간 신뢰의 문화까지 크게 변화했다. 이번 글에서는 원격근무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비동기 소통의 중요성과 정책 수립, 그리고 AI 기술까지 실제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하려 한다.


비동기 소통

원격근무에서 많은 이들이 겪는 부담과 어려움은 바로 실시간 응답이다. 하지만 여러 도시 혹은 시차가 다른 곳에서 일하는 팀원들과 개인의 업무 리듬을 고려하면 모든 소통을 실시간으로 처리하기엔 비효율적이다. 일부 인원이 채팅이나 미팅과 같은 즉각적인 협업에만 의존하면 정보가 누락되거나 같은 질문이 반복될 수 있다. 효율적인 협업을 위해선 문서 및 비동기 소통이 필수인 셈이다.


문서 기반 협업을 위해선 모든 팀원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안정성이 보장되는 도구들이 필요하다.

문서 작성 플랫폼: 모든 회의와 의사 결정을 기록할 수 있는 플랫폼을 통해 협업 인원이 업무 문맥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조직별 문서 구조를 구체화해서 일괄적으로 적용한다면 누가 문서를 작성해도 일관성 있게 정보를 정리할 수 있다. 특히 업무를 처음 파악해야 하는 경우 효율적으로 정보를 찾아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내가 일하고 있는 회사에선 노션 템플릿을 적극 활용하고 있고, 구글 문서에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템플릿이 만들어져 있다. 조직에 상관없이 필요한 정보가 있다면 어느 문서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는지 모두가 쉽게 알 수 있다.

업무 트래킹 도구: 진행 중인 업무와 책임자를 문서화하고 정기적으로 진행 상황을 공유한다. 문서 작성 플랫폼과 같이 업무 종류에 맞는 템플릿을 사용하면 팀에 상관없이 업무 현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내 팀은 리니어를 (Linear) 통해 업무를 관리하고, 진행 상황과 매주 업무 내용을 팀 슬랙 자동으로 공유되도록 설정되어 있다. 덕분에 보고를 위한 미팅은 단 하나도 없다.

영상 / 음성 기록 공유: 때로는 문서로 협업하기에 어려운 경우가 있다. 화상 미팅을 하면 다양한 도표나 시각 자료를 공유해서 더 쉽게 문맥을 전달할 수 있다. 이 이점을 비동기 소통에도 이용하는 것이 영상기록 공유이다. 모든 협업 상대와 미팅을 계획하는 대신, 핵심 내용을 간략하게 녹화해서 업로드하면 해당 인원들이 편할 때 보고 피드백을 줄 수 있다. 다양한 직군과 협업해야 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특성상 화면 녹화와 음성 기록을 자주 사용한다. 자칫 중점을 흐릴 수 있는 긴 문서나 너무 많은 링크가 포함된 문서를 공유하는 것보다 내 생각의 흐름과 목적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다.

AI 활용: 다양한 AI 툴을 사용해서 문서 요약과 회의록 작성을 할 수 있다. 특히 회의 중 언급된 주요 의사결정과 업무 항목들을 요약해 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모든 비동기 소통에는 "언제까지, 무엇이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자주 묻는 질문과 업무 프로세스를 위키 형태로 작성해 놓으면 조직원 모두 빠르게 업무에 필요한 것들을 검색하고 일을 진행할 수 있다.


원격근무 정책

원격근무 제도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려면 명확한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혼란과 비효율을 예방할 수 있다.

소통 방식: 어떤 내용은 문서로, 어떤 내용은 메신저 혹은 화상 회의 등으로 정해두고, 각 방식별 응답 대기시간 기준이나 피드백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한다. 상황마다 사용해야 하는 문서 작성 플랫폼이나 업무 관리 툴을 정해놓는다면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협업할 수 있다.

성과 측정 및 평가: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지만 근무 시간과 장소가 아닌 명확한 결과물과 기여도를 중심으로 평가 기준을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진행 중인 프로젝트, 목표 달성률, 주간/월간 리뷰 등을 체계화해 객관적으로 기록한다. 평가를 하는 인원들에게 객관적인 지표로 성과 평가를 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도 필요할 수 있다.

업무 가능 시간 공유: 각자 일하는 시간과 필수 업무 시간을 명시적으로 공유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방해를 줄일 수 있고 협업 상대와 언제 소통이 가능한지 쉽게 알 수 있다.


정책, 문화, 기술의 균형

원격근무가 단순히 공간의 변화가 아닌 일하는 방식 전체의 변화임을 받아들이려면 회사 전체의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원격근무 정책을 모두가 쉽게 찾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사내 소통 방식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어야 모든 구성원이 효율적으로 업무 진행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다양한 업무 관련 도구들과 AI 활용을 장려함으로써 비동기 소통이 주는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누구나 공간과 시간에 상관없이 의견을 공유하는 협업 문화까지 자리 잡는다면 원격근무는 쉽게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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