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윤선 Jul 12. 2024

누가 국가대표 비건 기업이 될 상(像)인가

관상가는 아니지만, 어디 한 번 점쳐본다

  가끔씩 '비건' 관련 기사거리를 검색해보곤 한다. 대개는 출간을 전제로 준비 중인 비건 관련 글의 자료를 위해서거나, 내가 사는 지역에 비건 카페나 빵집이 생겼나 찾아보는 것이다. 오랜 비건 생활자로서 생긴 습관인데, 그러다 보면 정말 비건 옵션이 있는 식당이나 집 근처에 그렇게 바라던 비건 베이커리가 생겼다는 걸 찾아내기도 한다. 드문 경우지만 그럴 땐 정말이지 웹 서핑한 보람을 느끼곤 한다.

  그러던 중 눈에 띄는 제목이 있어 클릭하고 들어가 보니 경향신문 정유미 기자의 비건 관련 칼럼이었다. 성실한 취재가 엿보이는 실속 있고 따끈따끈한 비건 관련 정보들이 돋보이는 좋은 기사였다. 발췌해 소개해 본다.

누가 국가대표 비건 기업이 될 상(像)인가    

생태계를 존중하는 비건 논의가 시작된 것은 1944년부터라고 합니다.  비건이라는 용어를 처음 쓴 미국 비건협회(The Vegan Society)가 단순한 채식주의자와 구분하기 위해 비건이라는 단어를 고안했다고 합니다.  비건 지향적 삶을 살아가는, 단순히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을 넘어 입는 것이나 쓰는 것까지 모든 재료에 동물을 활용하지 않는 생활 방식을 추구한다고 합니다. 전 세계 비건 인구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1년 7700만 명에서 지난해에는 8800만 명으로 늘었습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2008년 15만 명에 불과하던 국내 채식 인구도 2022년 기준 200만 명으로 증가했습니다.  글로벌 비건 시장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시장조사기관 스트레이트 리서치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전 세계 비건 시장은 2022년 165억 달러(약 21조 7000억 원)로 8년 동안 연평균 9.1% 성장률을 보였으며, 오는 2031년에는 360억 달러(약 47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비건 식품 개발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기가 아닌데 고기의 맛과 색깔, 모양, 식감 등을 똑같이 내야 하기 때문이지요.  세계 각국이 비건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지금, 여러분은 “누가 국가대표 비건 기업이 될 상(像)”이라고 생각하나요. 답은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기사 출처, 경향신문: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기사 내용대로 15년 전 내가 처음 비건을 선택했을 때에 비하면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 물론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지만, 그때보다는 훨씬 비건 친화적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사실 내가 비건이 되기로 결심하며 제일 어려워했던 게 카페 라테와 케이크를 못 먹게 되는 거였다. 그러니까 고기나 생선을 못 먹어서가 아닌 달콤한 디저트들을 못 먹게 된다는 것 말이다. 그때만 해도 두유는 있었지만 우유를 대체할만한 비건 밀크나 오트유는 없는 데다 유제품이 들지 않은 빵류들을 찾기가

어려웠었다.

망원동 비건 카페 라므아르 에서

  물론 아무리 우유 달걀을 넣지 않은 비건제품이라 해도 달콤한 케이크이나 밀가루 빵류들이 건강에 좋을 리는 없다. 하지만 나란 사람은 티 타임 안에서의 소소한 시간을 즐기는 취향이다. 그렇다 보니 자주는 아니어도 간간이 갖게 되는 달콤한 시간들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지난주에는 오랜만에 비건 친구들과 망원동에 갔었다. 식사를 하고 들른 비건 카페의 비건 케이크의 자태가 어찌나 황홀할 지경인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걸 봐도 비건으로 먹고살기 참 편해진 세상이다.


  '공장식사육'이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은 기후 관련 뉴스를 몇 번 검색만 해봐도 알 수가 있다. 당장 닥치지 않은 일인데 왜 미리 걱정하냐고 관심을 갖지 않으면 그뿐이겠지만, 현실은 바로 코앞에 닥친 문제이다. 세계적인 환경단체인 '월드워치' 연구소의 보고서에서는 '축산업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아산화질소 등은 지구온실 가스의 51%를 차지하고 있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채식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생각보다 커서 만약 전 세계 인구가 비건이 되면, 매년 8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것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2%에 가까운 양이다. 상황이 이 정도라면 이 문제는 사실 인류 생존에 관한 문제라고도 볼 수 있다.


  2024년 현재'비건'과 '비거니즘'을 바라보는 시각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더 이상 극단적 소수의 선택이라 보는, 아니 그렇게 보고 싶은 시각은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누가 국가대표 비건 기업이 될 상(像)”이라고 생각하나요. 답은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라는 정유미 기자의 물음에 내가 완전 공감하는 까닭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오트 라테 한 잔의 행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