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ern Black : 033]
사람인자는 서로를 떠받치는 모양의 부수로 이루어져 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면 무너지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다.
마음도, 마찬가지 아닐까.
언젠가 그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회사 동료중에 공황장애를 앓고 있던 사람이 있었는데,
그게 업무에 지장을 주는데도 그만두지 않고 계속 출근을 하고 있다는 것.
괴로운 상황에서도 일을 해야 하는 그 사람만의 사정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렇게 이야기하는 지인의 의견도 뭐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자살자의 유가족이 웃으면 이상하게 보는 인식,
상실의 고통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잊혀져야 하고,
나의 고통으로 말미암아 어느 누구도 상처입히지 말아야 한다.
심리학 교수의 말에 따르면, 마음이 아플때 진통제를 먹으면 효과가 있다고 했다.
우리는 몸의 아픔에는 배려하면서도, 마음이 아픈 상대를 배려했던 적이 있었을까.
모두가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외부를 볼 수 밖에 없기에, 다름을 틀림으로 정하는 오류를 범하고,
모두가 즐겁고 행복하도록 나의 감정과는 상관없이 웃고 떠들고 긍정적이 되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하여 감정을 죽이고, 행동과 언어를 학습하고, 원래의 모습은 잊은 채
좋은 빈 껍데기 사람이 되어 갔다.
몸은 쏜살같은 미래를 향하고, 마음은 과거에 얽매여 나오질 못하고 있다.
마음을 죽이는 것만이 답은 아닐텐데도,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은 마비와 망각을 따라오게 한다.
잊은 것 뿐이지, 사라진 것이 아닌데도.
누군가는 물을 것이다. 왜 그 고통에 집착하냐고.
마음의 상처에 유통기한은 없다.
시간이 오래 흘러도 그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고통의 집착이 아닌, 망각이라는 회피가 답이 아님을 알기에
제대로 직면하고자 했던 것이다.
가시 덤불과 바위와 흙먼지를 걷어내어 그 속의 원형을 발견한 뒤엔,
고통의 뫼비우스에서 벗어나 그 너머의 다음을 볼 수 있기 때문이리라.
- 美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