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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양 May 06. 2019

The Color of Life

[Modern Black : 001]

#001


이면(裏面).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사실일수는 있겠지만,

그 시야는 극히 한정적이고 전체를 볼 수는 없다.

나는 타인의 마음을 느낄 수는 있지만,

이해할 수는 없다.

내가 상처받은 걸 꾹꾹 묻어두고 있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나의 자존심이 독설이 되어

또 다른 누군가를 다치게 했다.

‘나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들조차 나를 다치게 하는데,

왜 나는 타인을 다독여주고 품어주어야 하는가’

오랜 의문이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곁의 누군가에게 따스함을 간절히 원했다.

내가 알지 못하는 걸 바랬고,

내가 얻지 못했던 것을 갈망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그걸 주지 못했던 환경을 증오했다.

나를 지키기 위해서,

나를 지켜줄 아무것도 없었기에,

아무리 몰두한들 채워질 수 없는 허무함을

그저 안고 가려고 했다.

삶의 큰 의미를 찾지 못한 채.

누군가는 자신을 좋게 포장한다.

좋은 프레임을 씌워 좋은 사람으로 거듭나려 한다.

나는 그저 나 자신이 되길 원했다.

그 삶의 끝에는 한줌의 재로 흩어지겠지만,

무언가를 남기기를 원했다.

내가 살았던 흔적과 의미를 남기기를 원했다.

타인의 기준이 아닌 

무한정의 애정도 아닌

근본적인 공허함을 채우고 싶었다.

삶의 애착을 찾아가고 싶다.

내가 무언가를 끊임없이 남기는 건,

조금이라도 속의 가시를 내뱉기 위함이다.

숨쉬기가 힘들고,

늘 안절부절 못하는 삶 속에서,

안심하고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 미양(美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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