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3만 원인 영어학원에 무려 캐나다 원어민 선생님
아이들을 영어학원에 보내기 시작했다. 다들 국제학교를 보내는데 홈스쿨링을 하는 게 미안하기도 하고, 친구를 사귈 기회도 필요했기에 내린 결정이다. 수업은 일주일에 두 번, 한 달에 3만 원이다. 국제학교 학비를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이곳에서 한 달에 3만 원은 그리 적은 금액도 아니다. 태권도장은 한 달에 5천 원을 내고 다녔었다.
오늘은 첫 수업이라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아내와 함께 학원 문 앞 의자에 앉아서 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원장 선생님이 나와서 아이들이 잘 따라가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안심을 시키고 가셨다. 집에서만 있는 아이들이라 공동체 적응능력이 벌어질까 봐 우린 늘 걱정이다. 다행히 조용한걸 보니 적응이 나쁘진 않았나 보다. 허름한 가정집 느낌의 학원인데 수강생이 계속 드나드는 걸 보니 아이들이 친구를 사귈 수도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들었다.
끝날 때가 되니 원장님이 들어와서 둘러보라고 한다. 들어가 보니 딸아이가 백인 남성분과 소파에 앉아 어색하게 대화중이다. 한 달 학원비 3만 원에 무려 원어민 교사다. 선생님은 토론토 출신이라고 했는데, 캘거리에서 태어난 딸아이가 반가웠던지 수업 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단다. 서로가 궁금했다. 왜 인도네시아 시골에 와서 살고들 있는지. 학원에선 캐나다인 교사에게 얼마를 페이 하는 건지도, 자원봉사인건지도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아내가 도대체 왜 무료로 한국어를 가르치는지 다들 궁금해하곤 하는데 그런 느낌인가 싶기도 했다.
어쨌든 밖에서 아이들을 기다리는 동안, 이곳 아이들은 부끄러워하면서도 계속해서 말을 건다. 적어도 인도네시아에서 지금 가장 핫한 문화는 한국문화이다 보니, 다들 친절한 미소로 안녕, 하고 인사한다. 우린 그저 저 예쁘고 귀여운 아이들이 우리 아이들의 친구가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