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Indonesia): 인도와 섬들이라는 라틴어의 조합이다. 원래부터의 국명은 아니고 서구적 관점에서 근대에서야 사용한 명칭이다.
*누산따라(Nusantara): 마자파힛 제국의 전설적인 재상인 가자마다가 누산따라를 점령하기 전까진 향신료를 포함해 어떤 음식도 먹지 않겠다는 맹세를 했다는 전승에 따른 명칭이다. 고대 자바어로 누산따라는 밖의 섬들(Outer Islands)이라는 의미로 당시 자바에 자리했던 제국의 수도를 중심으로 주변 섬들을 정복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그의 맹세처럼 마자파힛 제국은 현재의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싱가포르 등에 해당하는 영토뿐 아니라 호주 북부와 필리핀의 남부까지 그 영토를 확장했었다. 따라서 누산따라는 섬나라인 인도네시아 전역을 의미하는 상징적 용어로 쓰인다.
*대순다 열도(Greater Sundas): 수마트라, 자바, 깔리만딴(보르네오), 슐라웨시 섬으로 이루어진 인도네시아 서부의 큰섬들이다.
*소순다 열도(Lessser Sunda Islands): 자바 동쪽의 발리, 롬복, 숨바, 플로레스, 티모르 까지 이어지는 비교적 작은 섬들이다.
*말라카 해협(Strait of Melaka): 수마트라와 말레이시아 사이의 해협으로 해적이 많이 출몰하는 해협이며 전통적으로 중요한 해상교통로이다. 유럽인들은 향신료를 찾기 위해 희망봉을 돌아 인도의 고아를 지나서 말레이시아의 말라카, 인도네시아의 바타비아(현재의 자카르타)를 거쳐 향료 제도로 불리는 말라카 제도까지 진출했었다. 그 중요한 길목에 있는 항로가 바로 말라카 해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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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인구도 많지만 국토면적도 넓다. 섬나라이기 때문에 육지의 면적이 작다고 생각되지만 육지면적만 해도 세계 14위로 큰 영토를 가진 국가다. 세계에서 가장 큰 도서국가로 알려져 있고 파푸아, 깔리만딴, 수마트라 섬은 그린란드를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큰 편에 속하는 섬들이다.
인도네시아는 인도의 동쪽,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의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서쪽 끝부터 수마트라, 자바, 발리, 롬복, 숨바, 플로레스, 숨바와, 티모르로 이어지는 대순다 열도와 소순다 열도가 펼쳐져 있다. 그위로 깔리만딴 슐라웨시 말루쿠제도 파푸아가 서쪽부터 펼쳐진다.
역사적 배경 때문에 명칭에 혼란이 오는 경우가 많다. 깔리만딴은 보르네오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영어 표현이다. 깔리만딴의 북부는 말레이시아령인데 당시 영국이 지배하던 지역은 말레이시아, 네덜란드가 지배하던 지역은 인도네시아의 차지가 되었다. 같은 섬에 대해서 말레이시아에서 부를 때는 보르네오, 인도네시아에서 부를 때는 깔리만딴이 되는데 한국인들은 유명 가구 브랜드 때문에 보르네오로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술탄국인 브루나이는 말레이시아령 보르네오 속에 독립국가로 자리 잡고 있다. 반면 자바섬에 위치한 술탄국인 족자카르타는 별도 국가가 아닌 외교 국방의 권한이 없는 자치주로서 존재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료 임명권과 왕위의 세습 권한을 가진 특별한 지위를 누린다. 자바 지역의 경우도 커피 등으로 일찍부터 서구세계에 알려졌기 때문에 Java라고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인도네시아어로는 Jawa(자와)라고 한다. 파푸아 섬의 동쪽에 위치한 파푸아 뉴기니의 경우 독일과 영국, 호주 등의 지배를 거쳐 독립국이 되었는데 그 서쪽은 인도네시아의 점령과 주민투표 등을 통해 인도네시아의 파푸아 주와 서파푸아 주로 편입되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이 지역 또한 이리안자야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역 명칭 등에 있어서도 인도네시아어, 영어, 네덜란드어, 자바어 등이 혼재된 경우가 많이 있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인구의 절반 이상은 자바 섬에 모여 살고 있다. 섬의 크기는 파푸아, 깔리만딴, 수마트라, 슐라웨시에 비해 작지만 인구가 많으며, 인도네시아의 주류 민족인 자와족(Javanese)과 순다족이 자리 잡은 곳이기 때문에 인도네시아를 움직이고 있다고 봐도 된다. 자바섬에는 자카르타, 반둥, 스마랑, 수라바야, 족자카르타 등의 대도시들이 많이 있고 주요 대학도 자바에 모여있다. 자카르타 남부 데뽁의 인도네시아 대학교(UI), 반둥에 있는 반둥공대, 족자카르타의 가자마다대학교(UGM) 등이 유명하며 세 대학 모두 국립대학이다. 고등학교 학군은 자카르타와 족자카르타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쪽의 수마트라는 북부의 아체주는 강성 무슬림 지역으로 인도네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샤리아 법을 따르는 특별구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처음 이슬람이 자리 잡은 지역이기도 하며 현재도 파푸아와 함께 분리독립의 요구가 큰 지역이다. 10여 년 전 큰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을 때 한국의 한 목회자가 이슬람 때문에 벌을 받아서 그렇다는 설교를 했다가 문제가 된 적이 있는데, 사실 아체에서 가까운 대도시인 메단은 기독교를 받아들인 부족인 바탁족이 거주하는 기족교가 우세한 지역이다. 모든 것들이 서로 얽혀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섣부른 선입견으로 민망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만델링, 아체, 람풍 등 커피가 유명한 지역이 많이 있고 남부에는 팔렘방이라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대도시가 있다. 여전히 야생에 수마트라 호랑이가 남아있으며 사람을 헤치는 일이 종종 신문에 보고 되곤 한다.
자바의 동부에는 발리가 있는데 자바의 힌두 왕국이었던 마자파힛 제국이 이슬람 세력에 쫓겨서 옮겨간 지역이기 때문에 힌두 문화의 중심지가 되었다. 함께 따라간 힌두 고승이 유명한 힌두사원들을 건설했고 함께 간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우붓 등에서 특유의 발리 힌두 문화가 발달하게 되었다. 그 동쪽으로 롬복이나 코모도 섬 같은 유명 관광지들이 있고 누사 뜽가라 주의 최동단에는 티모르 섬이 있다. 주도는 쿠팡(Kupang)인데 섬의 중앙부에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동티모르의 수도는 딜리이다. 도미니크 선교사들의 영향으로 동티모르는 언어와 문화, 종교에 있어 차이를 보여왔기 때문에 투쟁을 통해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하게 되었다.
북쪽의 깔리만딴은 밀림지대이기 때문에 해안가를 중심으로 도시가 발달되어 있다. 서부의 폰티아낙, 남부의 반자르마신 동부의 사마린다와 발릭빠빤이 주요 도시들이다. 발릭빠빤 근처로 새로운 수도의 이전계획이 있다. 사람이라는 의미의 오랑과 숲이라는 의미의 후탄이 합쳐진 오랑우탄이 깔리만딴의 숲에 살고 있으며 파푸아와 함께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아마존과 함께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하는 지역이다.
깔리만딴 동부의 슐라웨시 역시 쓰나미로 큰 피해를 입었던 지역인 팔루가 위치하고 있다. 사실 깔리만딴 정도를 제외하면 인도네시아의 어디라도 지진과 쓰나미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북쪽의 마나도와 커피로 유명한 중부의 또라자는 기독교 지역이다. 네덜란드 식민지 시대부터 기독교 부족들이 혜택을 받아왔기 때문에 그로 인한 갈등들이 표출되곤 하며 기독교 청소년의 참수테러까지 일어났을 정도로 첨예한 대립이 일어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민족과 역사, 경제적 불평등 등의 이유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에는 언제나 종교가 덧입혀져 폭력의 정당화가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 정통 정치세력이든 테러집단이든 종교를 이용하는 것은 폭발력이 크기 때문에 매력적인 방법일 것이다. 종교를 가진이들은 십자군 시대처럼 권력자들에게 이용당하며 그들이 만드는 폭력에 동화되곤 하기 때문이다.
슐라웨시 동부의 말루쿠 제도는 향료로 유명한 곳이다. 육두구(Nutmeg)와 정향(Cloves)이라는 향신료의 원산지이며 대항해 시대까지는 그 유일한 산지였다. 네덜란드가 영국과의 전쟁을 종료하면서 맺은 협정에서 뉴암스테르담이라고 불리던 맨해튼과 바꾼 섬이 바로 향료 제도의 룬(Run) 섬이며 육두구와 정향이 다른 곳에서 충분히 재배될 때까지 그 경제적 가치가 대단했던 곳이다. 동쪽 섬들은 개신교와 가톨릭 지역이 많은데 자바에서 이주해가는 이슬람교도들과의 갈등이 언제나 문제가 된다. 21세기 들어 암본에서 개신교와 이슬람 사이에서 상당한 규모의 종교분쟁이 있었는데 그 지역의 경찰은 기독교 편에서, 자바에서 파병된 군대는 이슬람의 편에 서서 싸웠기 때문에 유혈 충돌이 훨씬 심해졌던 근래의 역사가 있다.
최동단의 파푸에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높은 뿐짝 자야 산이 위치한다. 원시적인 삶을 사는 부족들이 다수 존재하며 생물 다양성의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곳이다. 정치적으로는 늘 분리독립의 요구가 있으며 그로 인한 정부의 탄압과 국지분쟁 등이 발생하는 지역이다. 역시 그 표면에는 이슬람과 기독교의 갈등이 존재한다.
간단히 정리했지만 생각보다 길게 쓰게 되었다. 간단한 검색과 대학원 준비 때 읽었던 기초연구자료들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기록했다. 유럽 국가와 미국 등의 국책기관에서 발행한 기초연구자료가 많이 있는데 이후 그 자료들을 참고해서 업데이트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