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소리는 구슬프고
피리 울듯 피어른 자욱한 연기는
넘실넘실 흐른다
담너머 정너머 하염없이 흐른다
잠 못 이루는 새들의 울음은
박자 맞추어 우는 귀뚜라미 소리에
더욱 초롱하여라
아! 가는가 오는가
아님 아주 가는가!
발소리 들리우나 오감을 모르겠구나
처마 끝 홀로 핀 꽃은 외롭지 않네
함께 목 내민 달맞이는 외려 흔들리네
고독이 쓸고 가면
침묵이 붓을 드려나
고요한 달빛이 은빛 구름에 숨누나
살랑살랑 흘러라 마음아
슬렁슬렁 후려라 가슴아
굽이 굽이 흐르라
쉬이 쉬이 갈라 굽이 굽이쳐 흐르라
멈춤이 없는 시방이여
밤새 굽이지라
밤새 나와 굽이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