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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영 Sep 09. 2021

홀로 걸으라

셋넷 여행 이야기 15 : 마을학교 나무


   31일 손말라 마을학교 나무    

 

손말라 마을엔 크리스마스트리가 있다.

더위에 지친 허름한 전기불 넋을 놓자

아이들 웃음소리 어둠을 쫓고

반딧불 소란스레 짝을 찾으며 속삭인다.

메리 크리스마스!     


반딧불 캐럴 소리에 문득 올려다본 하늘은

가난한 손말라 마을을 닮았다.

성긴 천으로는 가리지 못해 삐져나온 별빛들 때문인가

손말라 사람들 밤늦도록 잠들지 못한 채 

왓스 유어 네임?     


알아서 뭐하게 

반딧불 한 마리 낄낄거리며 폴폴 날고

꼬레아? 응 

번져야 사랑이라며 두성이가 졸린 목소리로 칭얼댄다.

노 프라블럼!     


배고픈 풀벌레들 찌릿찌릿 울며 

소망 잊은 손말라 아이들 쓰다듬고

거룩한 반딧불 나무 한그루    

성탄 축하 불을 환하게 밝히는 밤

해피 뉴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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