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by 박상영

33세에 요절한 이소룡(브루스리)은 1971-73년 불과 3년 사이 출연한 다섯 작품으로 세계적인 무술배우이자 우상이 된다. 홍콩과 미국을 오가며 성장하던 시기 중국인과 미국인 사이 정체성 혼란으로 인종적 편견과 차별을 무수히 받았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무술체계를 창시한다. 그의 무술 ‘절권도’는 전통적인 중국 무술들의 표준과 오래된 권위를 넘어선다. 자신만의 무술 신체 리듬처럼 경계 없이 유연하고 통합적이어서 단박에 21세기 삶의 모습을 미리 보여준다. 헛된 구분과 권위적인 구별의 경계를 오가며 번민하던 그는 시대를 앞서간 선구자의 표상이자 파수꾼이었다.


세상의 모든 난민은 상처다. 상처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상처의 아픔과 상실들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상처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 하나가 될 수 있다. 상처로 하나 된다는 것은 억압과 통치가 아니라 위로가 되고 든든한 비빌 언덕이 된다. 70년대 청년 난민 이소룡의 상처는 철벽처럼 버티던 생기 없는 표준과 비이성적인 낡은 권위를 뚫고 편견과 차별을 넘어선 곳에서 여전히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