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by 박상영

‘온전히 이해할 수 없어도 온전히 사랑할 수 있다’(영화 <흐르는 강물처럼>

가족은 선택할 수 없는 인연이고 피할 수 없다. 물리치지 못하는 질긴 운명이다. 애써 만들어가는 인연도 있지만 시골 5일장 국밥집 토렴처럼 섞여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렇게 한 시절을 사는 동안 가족으로 맺어진 관계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무심하려 해도 불편해지는 비뚤어진 인연은 축복이 아니라 절망적인 족쇄가 되고 만다. 사랑은 매번 비껴가고 관계는 쑥대머리처럼 엉망이 된다. 적당히 살만하고 서로를 미워할 정도로 힘겨운 삶은 아니지 않나 싶은데 세상에서 받은 상처와 분노를 서로를 향해 함부로 선사하곤 한다.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벼랑 같은 삶을 살지만 가족조차 존중하고 인정하지 않는다. 아프고 쓸쓸하지만 이제 그만 가족놀이를 내려놓아야 하나. 이해할 수 없어도 사랑할 수는 없는 걸까.


‘나라는 존재로 말미암아 인생이 예상처럼, 차트의 숫자처럼 차곡차곡 정리되지는 않으며, 오히려 가장 그러지 말았으면 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버릴 수도 있다. 핏줄이 연결된 것처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믿었던 존재가, 실은 커다란 미지의 존재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인생의 어느 시점에는 포기해야 하는 때가 온다.’ (우럭 한점 우주의 맛, 소설가 박상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