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

by 박상영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내가 벌레라는 것을’(노래 <나는 반딧불>). 졸업생 철만이가 요즘 듣는 노래라며 보내왔다. 많이 힘든가 보다. 하지만 벌레가 스스로 별인 줄 착각했던 인생들을 위로하는 가사에 동의하지 않는다. 나와 당신은 분명 별로 태어났다, 환하고 빛나는 별들로. 살아보니 알 수 없는 열망으로 반짝이던 별들이 별똥별로 미련 없이 사라지듯 생존과 가족을 위해 낡고 병들어 소멸되어 가는 게 인생이더라. 그래도 괜찮다며 스스로 눈부시다고 위로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별 볼 일 없는 하찮은 벌레임을 매 순간 확인시킨다. 파도처럼 쉼 없이 닥쳐오는 자기 앞의 생에 맞서서 저항과 마찰들로 빛을 잃어가는 별똥별들의 선택은 무엇이어야 할까. 어떤 별똥별로 살아가느냐 아닐까. 끝끝내 자기 다운 빛을 포기하지 않는 별똥별, 보잘것없어 보이는 작은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별똥별의 사소하고 평범한 시간이 나와 철만이 앞에 있다. 우리 서로 마주 보며 움직일 때마다 반짝이던 셋넷 시절의 작은 행복들을 품고 살아간다. 탐욕과 거짓들로 지랄발광하는 여의도 반딧불 벌레들이 현혹하는 어지러운 세상이다. 힘겹지만 정직하게 살아가는 나를 하찮은 벌레라고 비웃는다면, 벌레 안에 누구도 못 말리는 나만의 별이 빛나고 있다고 노래하리라. 내 삶은 오늘도 별이 빛나는 밤이다.


물망울이 놀라운 건 최소한의 저항으로 길을 만든다는 것이다. 인간은 정확히 반대다.. 영화 <스피벳, 천재 발명가의 기묘한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