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한 기도

by 박상영

사랑과 용서의 신이 축복한 포탄이 쏟아집니다

토요일이었고 수업이 한창이었습니다

10세 전후 여아들과 교사 175명이 영문도 모른 채 죽었습니다

정의로운 전쟁도 온당한 싸움도 아닙니다

명백한 야만이고 뻔뻔한 살육입니다

개인 집안 지역 사회 나라는 다 다르고 존재의 이유가 있습니다

피 뭍은 교과서에 당신의 계시가 서려있던가요

이 천년 동안 잔인무도했던 이스라엘과 미국의 어지신 신이시여

이제 그만 당신의 은총과 함께 떠나 주세요

낯선 행성 미개한 외계인들을 당신의 자녀로 세우소서

기도로 싸움을 응답받고 믿음으로 전쟁을 일삼는 푸른 눈의 사도들

당신에게 사로잡힌 금발의 제자들을 외계인 선교의 도구로 쓰소서

정든 지구별 아쉬워 뒤돌아보지 마시고

당신의 사망과 권세와 영광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소서

나의 밤낮 기도는 깊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하노니

제발 지구를 떠나소서


세상이 무너져 내린다. 중심은 지탱할 수 없다

무질서만이 세상을 뒤덮어 가고,

피에 물든 물결은 넘쳐나, 어디서나

순수한 의례를 함몰시킨다

가장 선한 자들은 신념을 잃어가고

가장 악한 자들은 열정에 차있다

- 예이츠 '재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