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리 Aug 31. 2019

텀블벅에 나를 갈아 넣었다

‘사막에 누워 별을 봐야지’ 펀딩 일지(1)

어제 ‘사막에 누워 별을 봐야지’ 펀딩을 오픈했다.


하필 회사에서도 정신없이 바쁜 날이었다. 하지만 금요일인 그날 저녁까지는 꼭 텀블벅에 올려야 했다.(고 생각했다) 퍼블리셔스 전까지 책이 나오려면 이번 주말 전에는 올려야 펀딩 기간 20일 이상을 확보할 수 있었다. 주말에는 텀블벅 업로드를 안 해주는 줄 알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토요일에도 새로 업로드되는 프로젝트가 있었다... 그러니까 나의 노력은 약간 뻘짓이었다.

마지막으로 목업을 입혀야 할 시안이 두 개 정도 있었는데, 좀처럼 마음에 드는 목업을 찾지 못했다. 게다가 텍스트도 자꾸만 고칠 곳이 보였다. 한 번에 통과한다고 해도 검토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텀블벅에서는 몇 시에 업무를 종료하는지 몰라서 정말 초조했다. 업무 중간중간 노트북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파일을 만들고 본문을 손보느라 미션 임파서블이 따로 없었다.

2시쯤 겨우겨우 검토 요청을 보냈고, 4시쯤 바로 승인됐다. 한 방에 통과돼서 정말 다행이었다. 내가 커트라인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덕분에 새로운 프로젝트 페이지에서 상당히 뒤로 밀렸다(...) 대체 몇 시까지 일하는 거예요 텀블벅?

언제나 감사해야 하는 주변 사람들 덕분에 하루 만에 목표치 40%. 진짜 주변 사람들에게 잘해야 한다. 그런데 생각보다 지인이 아닌 분들의 후원 비율도 컸다. 펀딩 실패도 각오했는데 이러면 괜히 기대하게 되쟈나요.ㅠㅠ


첫 펀딩이라 쫄아서 좀 오바다 싶을 정도로 준비했다. 덕분에 ‘얘 열심히 했네’ 정도의 인상은 주는 모양이다.


펀딩 스토리 쓰는 데만 삼 주 걸렸다. 글을 쓰는 게 어렵다기보단 생각보다 설계할 요소가 너무 많았다. 기본적으로는 리워드부터 금액대별 리워드 구성, 수령 방법, 환불정책 같은 요소들. 현장 수령과 배송은 각각 어떤 방식으로 선택하도록 해야 하는지, 환불의 경우 텀블벅 수수료를 포함할 것인지 말 것인지, 배송 기한은 언제로 할 것인지. 이런 건 한번 고민해두고 나면 다음 펀딩부터는 좀 수월해질 요소들이다.


마지막에 가장 시간을 많이 잡아먹은 건 역시 스토리 구조였다. 어떤 순서로 늘어놓아야 읽는 사람이 나의 ‘스토리’에 몰입하면서도 지루해지지 않을까? 목차, 샘플 에피소드, 물품 사양, 개정판 편집 과정, 책 내용, 내 소개, 무엇이 제일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일까? 어떤 내용에 흥미를 느낄까? 하지만 너무 오바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건 진짜 어려웠다. 자기소개서잖아.


써 보기 전엔 그 내용이 괜찮은지 아닌지조차 모를 것 같아서. 이것저것 다 쭉 써놓고 줄이고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썼다. 결국은 ‘제작 과정’이 매우 긴 펀딩 스토리가 됐다.


열이틀 간의 몽골 여행기, ‘사막에 누워 별을 봐야지’


이제부터가 진짜 홍보 시작이다. 원래는 정갈하게 카드 뉴스를 만들어 여러 SNS에 뿌리려고 했는데, 결국 마구잡이로 올리고 있다. 피곤한데 마음만 급하면 이렇게 된다. 오늘은 꼭 일찍 잠들어 봐야지.




벌써 60%를 넘었다. 사실 내 지인들은 초판 때 대부분 이미 내 책을 사 줬기 때문에 펀딩 실패도 각오하고 있었다. 좀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성공하지 못해도 그냥 이대로도 너무 기쁘긴 해.

매거진의 이전글 다음 텀블벅은 이렇게 안 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