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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리 Mar 23. 2020

조가 베스에게서 배운 것

영화 ‘작은 아씨들’

작은 아씨들을 보았다. 그레타 거윅 감독의 전작 주인공인 레이디 버드와 조 마치가 자꾸 겹쳐 보였다.


레이디 버드와 조 마치. 자유롭게 성공하고 싶었고, 한때는 그것밖에 눈에 안 보였지만 어느 순간 외로움을 깨달아 버린 여자들.(연애 관점에서의 외로움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plz) 거윅은 이토록 결이 비슷한 캐릭터를 심지어 같은 배우를 통해 두 번이나 그려냈다.



“Women, they have minds and they have souls as well as just hearts. And they've got ambition and they've got talent as well as just beauty, and I'm so sick of people saying that love is just all a woman is fit for. I'm so sick of it! But... I am so lonely.”


“여자도 감정뿐 아니라 생각과 영혼이 있어요. 외모뿐 아니라 야심과 재능도 있고요. 전 사람들이 여자에게 사랑이 전부라고 말하는 게 지긋지긋해요. 하지만 너무 외로워요.”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여줄 대사를 하나만 꼽자면 이것. 독립적이라는 것은 고독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조와 베스의 관계는 그래서 더 각별하다. 베스는 가장 조용하고 내성적으로 보이지만, 곁에 있는 이들과의 관계가 나를 지탱해 준다는 걸 안다. 가장 중요한 것을 챙길 줄 안다.


덕분에 베스는 조보다 똑똑하거나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았어도 조에게 뭔가를 가르쳐 줄 수 있게 된다.


“Write something for me. You're a writer. Even before anyone knew or paid you. I'm very sick and you must do what I say. Do what Marmee taught us to do. Do it for someone else.”


“나를 위해 써줘. 언니는 작가야. 누가 알아주기 전부터 작가였어. 내가 말하는 대로 해줘. 엄마가 가르쳐준 대로 하는 거야. 누군가를 위해 써.”


“Do it for someone else.” 더 이상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닌, 남을 위한 글을 쓰라고. 베스 덕분에 조는 한 발 더 나아갔다.


영화 속에서 자매들은 서로에게 없는 것들을 찾아 서로를 사랑하고 또 서로를 돕는다. 대체 이 꿈만 같은 공동체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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