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1.
글 쓰는 사람으로서 '되는 걸 한다'는 건 뭘까. '되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면 뭘 할 수 있게 될까. 한국어 논픽션 시장은 뻔하고 작다는 냉소를 깨부술 수 있게 될까? 아니면 아예 브랜디드 콘텐츠와 콘텐츠 마케팅의 장인이 되는 길일까? 뭐가 됐든 30대의 시간을 통으로 쏟을 가치가 있는 일일까? 아니면 이 메모의 가장 앞에 놓인 '글'을 삭제하고 그냥 '되는 것'만 남겨서 다시 생각해야 하는 걸까?
기자로서 창업자와 투자자들을 만나다 보면 이상하게 초조할 때가 있다. 단 한 번도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내 꿈을 초라하게 여겨 본 적 없고,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전문직이 된 사람들을 봐도 전혀 부럽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데... 창업 씬에 있는 사람들의 꿈을 듣다 보면 가끔씩 '나는 이렇게 좋은 글 따위만 쓰고 싶어해도 괜찮은가'라는 생각이 든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