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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리 Sep 12. 2023

좋은 질문

2023.9.12.

오늘 인터뷰 말미에는 '기자 분들의 능력이 제 일에도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좋은 질문을 하는 방법에 관심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냥 저도 그거 잘 모르고 너무 어렵다고 대답했는데,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오는 사이에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좋은 질문은 어떻게 나오나. 사실 좋은 질문을 하려고 애써서 좋은 질문이 나오지는 않는 것 같다. 음, 물론 인터뷰 가기 전에는 최선을 다해 고민하고 자료를 찾아봐야 하는 게 맞고. 인터뷰 중에는 인터뷰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집중해서 듣는 데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하는 것 같다. 질문을 생각하느라 애쓰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잘 들으면 자연스럽게 반응이 나온다. 그게 또 다른 질문일 때도 있고, 내가 이해한 바를 확인하는 문장일 때도 있고, 그냥 추임새일 때도 있다. 분명한 건 꼭 '질문'만이 더 좋은 이야기를 끌어내는 반응은 아니었다는 거다. 사람들은 본인이 이야기한 바를 상대방이 제대로 듣고 있다는 걸 느낄 때 가장 흥이 나는 것 같다. '방금 말씀하신 건, 이런 의미네요?'라고 반문했을 뿐인데 더 깊은 이야기가 술술 풀려 나올 때가 생각보다 많았다. 내가 만약 잘못 이해했던 거라면 교정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내 목표가 결국 좋은 이야기를 듣는 것 그 자체라면, 좋은 질문이란 그저 내가 활용할 수 있는 툴 중 하나에 불과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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