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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상용 May 16. 2024

[장우칼럼] 행사대행업, 왜 인식이 긍정적이 아닐까?

필자는 대학을 1990년에 졸업을 하고 당시 이벤트회사를 입사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이벤트라는 말이 낯설어서 대다수가 알지 못했던 분야이며 서울에 이벤트회사라고 할 수 있는 곳도 그다지 많지는 않던 시대다. 

(자동차 이벤트 모습. 본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연하나로, FM엔터프라이즈, 이벤트월드, 이벤트파워, 이벤트프로, 맥커뮤니케이션 등 여러 회사에 근무하던 주축은 1세대인 경우 응원단 출신이 중심이 되었고 1.5세대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응원단이 아닌 다른 전공으로 서울의 4년제 대학을 나온 경우가 대부분였다. 남들은 알아주지 않았지만 새로운 분야에서 개척한다는 일념으로 나름대로는 자긍심도 갖고 종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는 지금보다 훨씬 박봉였지만 그래도 자기만의 세계를 갖고 있었고 나름의 비젼을 있었다고 자부한다. 


각설하고, 30여년이 지난 지금 행사대행업계는 양적으로는 매우 팽창했다. 필자는 이벤트넷을 1998년부터 운영했기에 나름 업계에서는 그나마 발이 넓다고 할 수 있는데 요즘 이벤트넷의 구인구직에 올라오는 회사를 보면 모르는 회사가 태반이다. 거기에 제안서 평가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어 평가에 참여해보면 역시 모르는 회사도 무척 많다. 그만큼 업계의 범위가 커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벤트업에 대한 인식은 과거와 비교해서도 그다지 나아지지 않는 느낌이다. 오히려 예전에는 새로운 업을 한다는 명분도 있었고 행사주최자, 수요자, 고객사 등에서도 전문가로 인정하는 경우도 제법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상황은 오히려 퇴보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과거얘기가 라떼꼰대가 아니기를 바란다. 


왜 이럴까? 필자는 자문자답을 해보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물어보지만 뾰족한 답은 없는 듯하다. 각자의 생각이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지만 개인별 주관이 강하기에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경우다 대부분이다. 

그 중 가장 적정하다고 보이는 것은 이벤트(행사)가 갖고 있는 무형성이 그 원인이 아닌가 하고 생각된다. 제품이나 기타 등은 유형이지만 행사기획과 운영 등은 전부 형태가 없다. 이에 그림도 그리고 영상을 통해서 설명을 한다. 그리고 실제적으로는 다소 다른 결과물이 나오기도 한다. 


무형성이라 해도 국가의 장인제도처럼 공인된 제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박사나 전문가로써 공인해주는 경우도 없다. 결국 행사기획, 운영 등은 얼핏 보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 경우다. 아마도 이점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 아닌가라고 본다.


결국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니 전문가 보다는 단순 용역 대행 정도로만 인식하는 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실제적으로 해보면 시쳇말로 티는 나지 않지만 이래저래 난이도도 있고 행사 하나로 인해 부정적 결과가 나오게 되면 아차~싶지만 그런 경우를 경험하지 않았거나 행사의 중요도가 낮은 경우에는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꽤 있는 것 같다. 


결국 이런 무형성으로 인해 이 업의 가치나 인식이 좋아지지 않는다. 가치가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단순 용역병(?)으로 인식이 되다 보니 이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점점 줄어든다. 아무리 이 업의 특장점을 얘기해도 막상 입사하고 나서 고객사나 광고주한테 무시당하거나 뭔가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알게 되면 실망하고 그리고 다른 길을 택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참 슬픈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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