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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찌네형 Feb 10. 2020

결혼...꼭 해야하나요?

최대한 합리적으로 생각해보자. 그래도 결혼을 해야하는지....

결혼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있는 느낌이 들며, 실제로 내 주변만 봐도, 어릴적에 듣던 많은 상황들과 환경들의 변화가 결혼에 대한 생각이나 흔히 말하는 고정관념을 많은 부분에서 바꿔놓지 않았나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요즘 젋은세대를 대변하는 90년대생들에게 결혼이란, 그렇게 꼭 해야만 하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되고, 그 90년대생들의 부모가 지금 50대라고 한다면, 그들 역시, 내 아들딸이 꼭 이런 상황에서 결혼을 해야하는지, 진진하게 고민하는 가정들도 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결혼의 기본은, 사랑하는 남녀가 둘이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다. 이러한 대전제가 있음에도 불구하여, 요즘의 세대에서 느껴지는 결혼에 대한 부담감이란, 이러한 사랑으로 덮기에는 그 한계가 분명히 있다고 본다. 이건 누구의 잘못일까. 또는, 잘못이 아니라면, 왜 지금의 사람들은 결혼을 당연하지 않고, 또 필수적인 조건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된 걸까.


사실, 나도 상당히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라온 만큼, 내 몸에 보수적인 유전자가 많이 깔려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에 대해서는 신중하라는 입장이다. 단순히 서로 사랑하다가 사랑하지 않게 될 수도 있으니 신중하라는 의견이 아니다. 여기 대한민국만의 특이한<?> 결혼 문화 또는 그와 연관된 풍습은, 둘 만 좋아 사랑하자..라는 기본 개념을 깨뜨릴 만큼 상당히 복잡하게 얽혀있다.  


단순히 나의 예를 들어보자. 참고로 남자의 입장을 대변하는건 아니지만, 그냥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고 참고만 하는게 좋겠다. 세상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가장 문제는 경제적인 부분이다. 예전과 달라, 요즘의 맛벌이는 기본이 될 만큼 당연한 것이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았었다. 다만, 내 세대에 와서도 맛벌이는 어느정도 기본이 되어 있고, 나도 이건 찬성하는 입장이다. 다만, 여성의 임신과 육아에 대한, 속시원한 해결책이 없는 현 시점에서, 여성에게 무조건적이고 일방적으로 맛벌이를 강요하는 것은 생각해봐야 한다.


경제적인 문제는 쉬이 해결되지 않는다. 아무리 대출을 받고, 돈을 빌린다 하더라도, 결국은 "값아야 할 돈"이니, 지금과 같은 고용불안속에서는 전부 부담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고용만 안정된다면, 사실 "값아야 할 돈"이라도 '언젠가는 값게 되는 돈"으로 변하게 되니, 그 부담은 줄어들 것은 명백하다


결혼을 하고 나서라도, 양가집안의 보이지않는 관리를 받게 된다. 맛벌이로 인해, 부득이하게 아이를 부탁하게 되는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매년 있는 설을 포함 명절이나, 챙겨야 하는 긱종 기념일, 그것도 양가의 친척들 일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 온다. 인간으로서 그러한 주변 경조사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지만, "에이, 그러면 못쓴다. 다 친척들인데..."라는 부모의 말 한마디를 무시할 수 없어, 나의 주말을 고스란히 헌납하는 일들이 매년 반복된다.


부모에게 아이가 생기는 것은 행복한 일이며, 축복받을 일이다. 다만, 요즘들어 그 시기를 두고, 시부모 및 친정부모의 압박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결혼한지가 언젠데...아직도 애가 없니? 하나 만들어야 하지 않니.."등등, 언젠가 부터, "언제 취직할거니?"와 함께, 설, 명절에 제일 듣기싫은 말 1순위가 되어 있다.


아이가 하나 생기면, 다시 압박이 들어온다. "하나는 외로워서 안된다. 둘은 되야 한다."라고 이제 몸이 좀 풀어진 아내를 두고 잔소리를 하신다. 부모들이야 으레히 하는 인사치례의 말이겠지만, 듣는 사람들은 좀 부담이 아니다. 또한, 첫째가 여자아이일 경우, 시부모는 넌지시 남자아이가 필요하다는 말을 애둘러 말하곤 한다.


아이를 가지고 안가지고, 또는 못가지는 상황에 대한 어른들의 잔소리는 쉬이 끝나질 않는다.




대한민국에서 결혼하는 비율이 점차 줄어드는 것, 그리고 출산율이 낮아지는 것, 이런 것들 모두 어른들의 잘못이 크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들이 당연하다 느끼는 고정관념들이, 지금의 젊은 세대와는 맞지 않으며, 그것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예전과 많이 다르다고 한다. 직접 경험도 해봤지만, 그들의 생각은 명확하다. 그러한 명확한 생각에 아무리 주입식 교육을 시켜봐야, 되리어 부작용이 발생하기 쉽상이다. "공부해라~~"라고 잔소리를 많이 듣고 자란 아이일 수록 도리어 공부가 더 하기 싫어지는 청개구리식 사고방식과 유사하지 않을까 한다.


결혼을 안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지기 시작했고, 일부 부모들은 그들에게 [굳이 결혼하지 않고 혼자 행복하게 살아도 좋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공교롭게도 대부분 딸을 둔 부모들이 그러한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딸이 시집을 가게 되면, 이런 저런일들로 많이 힘들것이라는, 또는 엄마 본인도 그렇게 힘들었기에, 그러한 힘듬이 자식들까지 내려가지 않기 바라는 것일 수도 있다.


한편에서는 [나중에 외로워서 어떻게 하려고 해?]라고도 한다. 난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경제적으로 힘들거나, 어려운 상황에 놓여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차라리 나혼자 외로운 것이 낫겠다라고 쉽게 생각한다.

외로운 건, 심적으로의 우울감일 수 있지만, 그와 차원이 다른 어려움이 결혼을 통해서 다가올 수 있다. 또는, 결혼을 하지 않음으로서 얻게 되는 인생의 수많은 경험들은, 내가 가정을 이루어 얻지 못할 경험보다 엄청나게 클 수도 있다. 만약 내가 지금 이 나이가 되어,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나는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을 정도로 편하게 살 수 있을지 모른다. 주말에는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으로 가득 채울 수 있으며, 언제라도 맘만 먹으면 해외여행도 거뜬하게 다녀올 수 있다. 부족한 잠을 채우는데,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을 것이고, 토요일 한가로이 카페에 앉아 책한권에 내 모든것을 투자할 수도 있다.


물론 이쯤에서 나오는 것이, 결혼을 통해서 얻는 최고의 행복,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바꿀 수 없는 것이, 가족이라는 보금자리와 평생 동반자가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로 인해 생겨난 아이들이다.

이 모든것이 있어도, 난 내 아이와 바꿀 수 없다. 당연한 얘기이다. 이것은 내 아이가 생겨보지 않으면 모를 감정이고, 뉴스에서 아동학대에 감정이입되어 세상에서 가장 나쁜 놈들이라고 욕해대는 나를 발견하는 순간, 아이를 잃은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힘든 감정인가를 알게 되는 순간, 이미 나는 그런 [편안한 삶]보다, 아이와 함께하는 삶이 더 소중하다는 것에 푹 빠져있는 사람이 된 것이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기에는, 내가 사랑하는 아내와 나를 의지하는 아이들이 있는 삶 만으로도, 내가 누릴 그 어떤 삶보다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을때, 그때가 딱 결혼을 해야하는 시기가 아닐까 본다. 사실, 그렇다고 항상 행복한 일만 있는건 아니고, 그때부터 나의 삶이 180도 변화하는 고난의 행군시점이긴 하겠지만, 그 정도의 모험을 감수할 수 있다고 한다면, 결혼, 한번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젊은 친구들과 술한잔 하면, 결혼을 꼭 해야하는지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또는 최근 결혼한 친구들에게 [결혼 하니깐 좋아?]라고 넌지시 물어보면서, 결혼생활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 막상 결혼하자니 불안하기도 하고, 안하자니, 남들 다하는 것에 뭔가 내가 소외되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아쉽게도 답은 없다.

본인의 인생인 만큼, 본인이 잘 선택해서 결정할 수 밖에 없으며, 주변의 이야기는 그냥 하나의 충고로만 받아 들이지, 절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면 안된다. 나와 그는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등떠밀려 결혼하는  만큼, 좋지 않은 결혼도 없는  같다는 생각을 요즘에 많이 한다.


한 사람이 태어나, 다른 한 사람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그래서 [우리]가 되는 과정은 쉽지 않다. 하지만, 본인이 인생에서 생각하는 가치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최대한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상식수준에서 자기를 판단하여, 모두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그들의 주변도 그들을 응원하되 최소한의 참견으로 서로의 영역을 지켜주는 그런 성숙한 사회가 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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