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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찌네형 Feb 06. 2020

너를 만난다

MBC 스페셜

당했다.

무슨 공상과학영화를 선전하는지 알고, 순간 클릭한 것일 뿐인데, 며칠째 손에 일이 잡히지 않는다.


나이가 들었나보다. 또는, 눈물샘을 꽉 조르고 있는 근육에 힘이 빠져서인지 모르겠지만, 눈물이 쪼르륵 흘러내렸다. 가족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듯 고개를 돌렸지만, 이 감정은 쉬이 사그러들지 않는다. 그 부모의 고통의 깊이를 차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따위는 아무 의미가 없다. 그런 말은 함부러 하면 안되는 것임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자부하던 내가 아니던가. 


엄마는 딸이 보고 싶었다. 얼마나 보고 싶을까....로 조차 표현할 수 없는, 헤아릴 수 없을 엄마의 마음이다. 

분명 보고 나면 후회할 것이고 더더욱 아파할 것이라는 것을, 엄마는 모를리 없다. 오히려 그냥 마음속에 담아두고 잊고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앞으로의 남은 그들의 인생에 더더욱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너무 잘 알고 있었겠지만, 딸을 보고 싶다는 그 간절한 마음을 덮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건, 불가능한 것이다. 


딸을 그렇게 인사조차 남기지 못하고, 그날 밤 엄마를 떠났다. 그저 단순한 감기겠거니 했던 아이의 병세는 급속도로 약해지면서, 1차 항암제 치료를 받고 나서 떠났다고 한다. 병상에 누워 해맑게 웃는 아이의 얼굴을 본다는 것도 부모로서 절대 하고 싶지 않은 것중에 하나일텐데, 그 해맑은 웃음조차 볼 수 없다는 것은, 참기 힘든 고통일 것이다. 


감정의 이입은 사람을 힘들게 한다. 그냥, 슬프고 힘들뿐이다. 


또 한번, 내 옆에 나만 바라보고 있는 내 딸의 존재에 감사하며, 또 감사한다. 그리고, 그 부모의 심정을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고, 그 아이가 어딘가에서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라고, 또 언젠가 부모를 만나, 그 간에 하지 못했던 많은 대화를, 행복한 수다를 하는 그날을 위해 기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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