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아서 담는다

시간

by 여니

당신과 나

참 예뻤어

11시 여름 오전 햇살에 빛이 나던 당신의 회색빛깔의 머리결

11시 가을 햇살과 닮은 나의 갈색 빚깔의 웃음

우린 그 계절을 다 읽어내고

우린 그 웃음을 구름처럼 한 껏 부풀려 솜사탕으로 나눴고

우린 그 슬픔을 비구름에게 꾹꾹 눌러담아 조금 덜 아파하려 애썼어


당신과 나

참 아련했어

하루의 시간이 아침에서 저녁이란 말로만 형용하지 못하게 되어 아쉬웠고

계절의 발걸음을 따라 가며

봄 과 같은 화사한 노란 물을 서로의 마음에 들이고

여름 과 같은 상큼한 초록 물에 우리의 손을 같이 담가보고

가을 과 닮은 나를 너무나도 예뻐하던 당신은


이제는 겨울의 거울 속으로 숨어 버렸네



나는

당신을 그저 시간을 이겨내며

오기를 기다려



당신은

내가 그저 시간을 달래가며

가기를 기다려


깊은 바다속에 이야기를 담고

밖으로 내어 둘 수 없을 둘 만의 비밀을 그저 지나가는 세월에 묻어 두기를 바라는

우직한 너도밤나무 같은 우리


너무나 닮은 우리

너무나 다른 우리

그리움이 미움으로 변해가는 우리

미움이 보고픔을 견뎌내야 하는 우리


우린 너무 닮았어


오늘도

당신은 나를 담고

나는 당신을 담아 본다






long for U

I wish you could have the same as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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