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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은하 Jul 27. 2022

LGBTQ+ 청소년의 정신건강을 지키는 6가지 방법

자살에 유독 취약한 십대가 있다면 그들은 과연 누구일까. 그들은 아마 LGBTQ+ 즉, 성소수자 청소년일지 모른다. 미국의 비영리 기관 트레버 프로젝트(Trevor Project)에서 실시한 2019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LGBTQ+ 청소년의 71%가 적어도 2주 동안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다고 보고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LGBTQ+ 청소년의 39%가 지난 12개월 동안 자살을 심각하게 고려했다는 사실이다.


모든 청소년이 학업, 가정에서의 갈등, 학교 적응 문제, 미래 계획 등 다양한 스트레스를 겪지만 LGBTQ+ 청소년들은 그들만이 겪는 고유하고 독특한 스트레스가 있다. 친구, 교사, 가족으로부터 동성애 공포증이나 혐오에 직면하거나, 따돌림 및 폭행의 위험, 가족과 친구 또는 종교 공동체로부터 거부당할 위험들 말이다. 

모든 아이들은 사랑받고 지원받을 자격이 있다. LGBTQ+ 청소년도 다르지 않지만 다른 십대들과 비교했을 때 그들이 직면하는 추가적인 장애물들은 분명 존재하기에 이러한 장애물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LGBTQ+ 청소년들이 지지 받고, 가치 있고,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데는 어른들의 역할이 너무나 중요하다. 


여기에 모든 사람이 LGBTQ+ 아동과 청소년들을 지원할 수 있는 6가지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1. LGBTQ+에 대해 자신이 먼저 공부하기 


이 글을 읽으면 LGBTQ+ 아이들이 직면한 편견과 정신건강의 심각성에 더 많이 알게 되겠지만, 여기서 그쳐서는 안 된다. LGBTQ+ 청소년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확인하고,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상처를 주고, 고통을 받는 많은 것들은 대부분 무지에서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성별과 성적 취향에 대한 오해나 잘못된 정보가 많기 때문에 전문가가 말하는 정보로 제대로 된 사실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테면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으며, 고쳐야 할 일이 아니라는 것 등 말이다. 


필자가 카이스트 대학원에 재학 시절 그곳에도 역시 학생 상담 센터가 있었다.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주변에서 성소수자들을 쉽게 만날 수 없지만(오픈하지 않기 때문에), 통계가 말해주듯 카이스트에도 역시 LGBTQ+인 학생들이 많이 존재했고 이들은 상담실을 자주 찾는 편이었다. 


하지만 상담사가 처음 꺼낸 한 마디는  

"아, 잠시만... 근데 '퀴어'가 뭐죠?" 였다.


그때 당시 학생 상담 센터의 상담사 분은 유명 대학의 상담학 박사까지 마친 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퀴어는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다. 이들에 대한 관심과 이해, 지식과 교육의 수준을 반영하는 단편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2. 그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지지하기 

LGBTQ+ 아이들을 지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을 있는 그대로 지지하는 것이다. 


그들은 외롭고, 고립감을 느끼며 사람들에게 마음을 완전히 여는 것을 주저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이 말하는 것을 경청해야 하고, 자신의 생각이나 판단을 강요하며 그들을 깔아뭉개거나 혼란스럽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부모라면 자녀와 이에 대해 열린 토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자녀를 부끄럽게 만들거나 죄책감을 느끼게 만들어서는 안되며, 자녀를 인정하는 것이 첫 번째다. “나는 너를 위해 있고, 너를 사랑하고, 너에게 어떤 일이 있더라도 난 너를 지키고 지지 할거야”라는 이 말 한 마디가 아이를 살릴 수 있다. 


일부 부모는 자녀의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을 바꾸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러한 요구나 협박처럼 느껴질 수 있는 말들은 자녀 평생의 정신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LGBTQ+ 청소년은 가족에게 거부당했다고 느낄 때 가장 큰 정신적인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성소수자 정신건강과 관련한 수많은 연구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성 정체성 전환에 대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요 받았거나 치료의 대상화 되었을 경우, 이들이 평생 동안 자살을 생각하고 시도할 확률이 높아질 수 있음을 강조해왔다. 특히 성전환 노력이나 강요가 10세 이전부터 시작된 성인의 경우 자살 시도 확률이 크게 증가했다.


많은 LGBTQ 청소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는 부모님에게 커밍아웃하는 것이다. 하지만 부모의 지원을 받는 LGBTQ 청소년들은 말한다. “부모님이 날 사랑하고, 항상 내 뒤에 계신다는 사실은 세상 사람들이 던지는 그 어떤 것도 다 감당할 수 있는 느낌이예요.” 부모의 수용과 지원이 이들의 정신건강을 지키는 핵심이다. 가족의 지원을 받는 LGBTQ 청소년들은 더 행복하고 건강한 성인으로 자란다. 



3. LGBTQ+와 관련한 책, 드라마를 함께 보기 


LGBTQ+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이것에 대한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사랑과 지지를표현하는 데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LGBTQ+ 캐릭터가 등장하는 책을 읽거나 영화, TV 프로그램을 보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면 아이들은 공감 받는 느낌, 자신을 지지해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퀴어 축제에 함께 참여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 아이가 흥미 있어 하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아이의 세계와 계속 연결되어 있으면 아이는 당신을 더 편안하게 느낄 것이다. 굳이 미사여구를 곁들인 특별한 지지의 말이 필요 없다. 그저 그들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4.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도움 주기 

LGBTQ+로 식별되는 청소년들은 괴롭힘을 당할 위험이 더 높기 때문에 부모나 교사, 주변의 어른들은 이들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지켜야 한다. 잦은 결석, 행동 변화, 성적 하락, 여러가지 위험한 행동의 발생 등 왕따의 징후가 있는지 섬세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부모는 자녀가 성 정체성 문제로 학교에서 차별이나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 학교에 불만을 제기하고 해결책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학교에 공식 불만을 제기하기 전에 부모는 자녀와 대화하여 자녀가 원하는 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아이들은 말을 하는 것이 괴롭힘을 더 악화시킬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부모는 아이의 등 뒤에서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계획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가족이 다 함께 LGBTQ+에 관한 전문 상담사를 만나 해결책 옵션을 함께 논의하는 것도 상당히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5. 아이가 '커밍아웃'하는 것에 대해 함께 논의하기

커밍아웃은 아이의 삶에 있어 하나의 필수적인 과정이 될 수 있다. 아이는 특정 사람들이 자신의 성향, 성별 또는 정체성을 아는 것에 편안함을 느낄 수 있지만 아직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준비가 되지 않았을 수 있다. 부모가 자녀에게 지원을 표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녀가 언제 누구에게 말하고 싶은지 계획을 함께 논의하는 것이다.


만약 자녀가 자녀의 성 정체성을 받아들일 수 없는 장소에 갈 계획이라면(예: 받아들일 수 없는 친척과의 모임, 교회 등), 이에 대해 사전에 대화를 나누고 오픈하는 것에 대한, 혹은 오픈하지 않는 것에 대한 계획을 함께 세우는 것이 가장 좋다. 아이가 마주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미리 알려주고 가장 좋은 방법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것이다.



6. 정신건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문가와 함께 하기


LGBTQ+ 청소년의 정신건강 및 자살과 관련된 통계는 LGBTQ+ 청소년을 지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증명한다. 그들의 삶에 지지와 사랑을 주는 단 한 명의 어른이 있다면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부모가 이 역할을 충분히 잘 해낼 수 없다고 느낄지 모른다.


 어떤 부모는 LGBTQ 자녀를 인정하면서도 이 사실이 너무 부담스러워 “나는 모르겠고, 니 인생은 이제 니가 알아서 잘 살아라”라고 손을 떼고 뒤로 물러서 버릴 수도 있다. 우리는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 아이를 지원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팀을 구성하여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도움을 주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건강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청소년 LGBTQ+에 대해 깊은 이해와 전문 상담을 오랫동안 진행해온 상담사 혹은 정신과 의사의 도움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은 심리적 고통을 줄여주고 더 건강한 선택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LGBTQ+ 청소년을 개인적으로 알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 문제에 대해 우리가 이야기하는 내용과 방식이 사회적 문화를 바꾸어 나가고, 이들의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모든 아이들은 사랑받고 보호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멘탈헬스코리아 부대표

장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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