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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면 이야기-세 번째

Thanks to 데카르트

by saffy
티맵을 켜면 ‘어디로 갈까요’
창에 우리는 목적지를 입력한다.

티맵이 알려주는 경로를 따라가기만 하면 목적지에 도달한다. 좌표계 덕분이다.

이제는 좌표계 도움 없이 하루를 지내는 게 힘들 정도다.

smart-phone-with-navigation-app-in-the-car-2021-09-02-07-32-06-utc.jpg 좌표 없이 목적지에 닿을 수 없다. (사진출처: envato elements 사이트)


핸드폰을 들고 있는 것 자체가 이미 통신 좌표 시스템 내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사무실에서 엑셀의 셀을 이동할 때, 심지어 마우스를 움직이는 것도 좌표계의 도움이다.


위치와 거리의 개념을 당연하고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숫자와 기호로 표현한다.

하지만 이 위대한 수학적 결과물은 불과 400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 전에는 공간은 우리에게 추상적인 개념이었다.


좌표평면과 데카르트

위치와 거리를 눈으로 볼 수 있게 한 좌표평면의 개념은 데카르트(1596~1650)가 발명했다.

발명하게 된 유명한 일화가 있다.

데카르트는 어릴 적부터 몸도 약했고 침대에 누워 뒹굴며 생각하는 습관이 있었다. 어느 날 햇살 가득한 방안의 천장에는 파리가 이리저리 옮겨 다녔다.

움직이는 파리의 위치를 점으로 느낀 순간 그의 눈에 천장은 모눈종이로 변한 것이다.

천장 모서리를 기준으로 오른쪽 3칸, 아래로 5칸, 즉 (x, y)로 표현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 좌표 평면의 시작이라고 한다.

그래서 좌표계를 영어로 '카르테시안 시스템'이라고 한다.

(데카르트 이름의 라틴어 이름은 '카르테시우스')

그림1.png 데카르트 덕분에 함수를 좌표 평면에 뿌리고 눈으로 볼 수 있게 되다. (사진출처: 칸 아카데미)


데카르트가 발명한 좌표 평면 개념 덕분에 우리는 중학교부터 미지수를 포함하는 함수를 배우기 시작한다.

함수를 배울 때 문구점에서 산 모눈종이에 좌표를 찍어가면서 그래프를 얼마나 그렸는지 지금도 생생하다. (이러한 고생은 고등학교 가서는 미적분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미지수를 x라고 표현한 것도 데카르트라고 하니 수학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데카르트는 여러 가지로 기여를 많이 했다고 해야 하나.


역사적인 좌표 발명은 도면의 발전에도 혁명적인 기여를 하게 된다.

img_exterior_elevation_2x.png 3차원의 구조물을 단면으로 자르면 모든 정보를 표현 가능해진다 (사진출처: www.architecturaldesigns.com)


공간상의 실제 구조물을 평면으로 잘라내면, 단면이 생긴다.

그리고 그 단면은 좌표를 통해 정교한 도면으로 만들 수 있다.


따라서 공간의 구조물은 뭐든지 도면에 표현이 될 수 있다. (계속 잘라내면 된다. 모두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

역으로 우리는 도면들로 공간에 실제 구조물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도 많은 산업에서 3차원 기술의 공로를 '데카르트'에게 헌정하고 있는 중이다.


3차원 직교 좌표계에는 x, y, z 가 있다.

3D 프린팅이 x, y, z 정보를 통해 좌우(x, y)로 이동하면서 위로 (z) 적층 하는 방식을 카르테시안 방식이라고 명명하였다.

technologies-in-progress-3d-printer-2022-11-08-03-07-20-utc.jpg 카르테시안 방식의 3D 프린팅 (사진출처: envato elements 사이트)

또 다른 예로, 건설 현장은 드론을 적극 활용 중이다.

드론으로 지형을 촬영하면 드론의 GPS 위치( x, y)와 촬영한 위치의 표고(z)를 얻을 수 있다.

드론을 활용해 현장의 지형 변화를 측정함으로써 생산성까지 확인하게 된 것이다.

'벤틀리'라는 회사에서 이런 흐름에 맞추어 드론 촬영 정보(x, y, z)를 3D로 디지털 프로세싱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벤틀리는 제품 이름 자체를 ‘데카르트’라고 지었다.


참고로 벤틀리는 전 세계 구조해석과 설계, 디자인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공급하는 회사로 기업 가치가 1.5 조원에 달한다.

20221205150442.png 드론과 지형 측량 기술 (사진출처: wingtr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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