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출간작가다
누가 보면 대단해 보이는 직함이지만 또 대단한 책도 아니기 때문에 먼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또한 기술서적이기 때문에 대부분 내용이 기술적 내용이고 생각을 풀어쓴 글이라고 하는 부분은 많지 않다
나도 급하게 버켓리스트를 실행했을 뿐이다
(그래도 신기하게 대략 일 년에 100권 정도 팔린다)
하지만 책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는데 좋은 글이던 쓰레기 글이던 일단 어느 정도 분량이 있어야 한 권으로 묶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요즘은 아무 말도 사람처럼 잘하는 ChatGPT가 책을 낸다)
우리가 보통 책을 사서 보면 인상적인 내용은 몇 페이지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별 관계가 없거나 그 인상적인 내용을 위한 빌드업이다
그래서 만약 버켓리스트에 출간이 있다면 일단 많이 써 놔야 나중에 골라서 실을 것이 생긴다
나는 이 사실을 몰랐지만 브런치가 있기 전 네이버블로그에 3년 정도 글을 모으기 시작했다
아침마다 통근 버스를 1시간 넘게 타기 때문에 폰 메모장을 열고 30분 정도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충 쓴 글을 출근 전에 업로드를 해버린다
그럼 엉망인 글이 걱정돼서 짬이 날 때마다 수정을 하고 얼마 안 되는 조회수를 보면서 하루종일 만족감을 느끼면서 하루를 보냈다
(마치 하루짜리 복권을 산 느낌인데 가끔 대충 쓴 글이 알고리즘 로또가 터져서 조회수가 10만이 넘은 적도 있다)
매일 쓰려고 노력했지만 안 되는 일이 많았고 한 달 넘게 아무것도 안 쓴 달도 있었다
하지만 글쓰기는 습관에 가깝기 때문에 쓸게 없으면 제목을 잡담으로 하고 몇 줄 쓰는 일도 많았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보면 ” 뮤즈가 오기만을 바라지 말고 하루에 일정시간이라도 규칙적으로 책상에 앉아서 기다리라고 한다
뮤즈가 슬쩍 와도 영감을 받을 준비가 안 돼있으면 무용지물이라는 뜻이다
결국 소설가도 직업으로 한다면 근무시간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우리가 직업으로 하지 않는다 해도 최종목표가 출간이라면 하루키의 조언을 고려해 봐야 한다
하루키의 모든 책이 성공하지 않았지만 그는 열심히 책을 만들어 냈을 뿐이다
아마추어의 글이 형편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고 그걸 타인에게 보이는 일은 정말로 창피한 일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은 절대 나에게 관심이 없고 그것은 나만의 기우하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내가 누구의 글을 읽을 때 그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경우는 정말 큰 영향을 받았을 때뿐이다
아마추어가 쓴 글 대부분은 거의 아무에게도 읽히지 않는다
알고리즘이 잘 못쓴 글을 아예 노출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도 그대에게 관심이 없음을 기억해라 “
이것이 내가 드리고 싶은 출간을 위한 조언이다
(참고로 이 글은 카페에서 커피 시켜놓고 20분 정도 걸렸다. 예상 조회수는 100 미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