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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장한 Mar 21. 2023

대학원 마지막 학기를 다니면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다시 오프라인으로

내가 박사과정을 시작하며 대학원에 입학한 것은 2019년 가을 학기 였다

정말 십여 년 만에 학교로 다시 돌아가서 설래이는 심정으로 한 학기를 다녔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코로나는 심각하게 퍼졌고 이후에는 모두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어 학교에 직접 나갈 일은 사라졌다

코스웍을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았지만 나머지는 그리 좋지 못했다

갑자기 온라인 수업으로 바뀐 과목들은 준비가 부실해서 아마 항상 온라인이 준비되어 있는 방통대 강의보다도 못했을 것이다


2년이면 끝났어야 할 코스웍이 무려 5년이나 걸린 것은 그 사이에 몇 번의 휴학이 있었고 이유는 암수술과 회복 그리고 타고난 게으름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제야 마지막 학기를 코로나가 거의 끝난 지금에서야 게으름의 댓가로 직접 등교를 하면서 나름 힘든 마무리를 하고 있다


시작학기와 끝학기를 공교롭게도 직접 수업을 받으면서 전에 코로나가 한창일 때 교내 버스에서 어린 학생 두 명이 이렇게 계속 온라인 수업받을 거면 휴학해야겠다고 이야기한 것이 생각났다

대학교는 수업만 들으러 오는 곳이 아니었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핑개 같지만 내 잦은 휴학도 이 학생들의 대화에 영향을 받은 듯하다


과거 학부시절에도 양자역학 같은 과목은 정말 따라가기 힘든 수업이었고 지금도 무엇을 배웠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평생 배운 것을 쓸 일도 없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때의 막막함은 지금 전공수업을 들으면서 느끼는 막막함을 익숙하게 만들어 주는 효과는 있었다

요즘 유튜브로 박문호박사 강의를 많이 듣는데 거기서 이해는 나중에 온다고 말하고 있다

(나중에라도 오면 다행일지 모른다 생애에 안 올 수도 있지 않은가)


따라가기 어려운 전공공부를 위해 처음으로 다시 독서실에 가봤다

현대의 프랜차이즈 독서실은 카페에서 공부하는 분위기를 옮겨 놓은 듯하다

키오스크 입실에 커피 안마의자 같은 편의 시설이 잘 준비되어 있지만 이것들이 공부를 더 쉽게 만들어 주지는 못한다

공부는 결국 혼자서 해야 하는 고독한 작업이라는 것이 다시금 되새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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