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를 자주 시키다 보니까 인생이 무료해서 택배를 시키는 심정이 요즘은 이해가 간다
배송 중인 물건이 없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허전하다
그 허전함을 매우기 위해 요즘 아주 싼 물건이라도 택배를 시키게 된다
(택배비 무료가 소비를 더 부추긴다)
SNS나 블로그에 글을 써도 비슷한 심정이 된다
조회수나 댓글반응을 기다리는 마음은 택배를 기다리는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침에 무언가를 써서 올리면 마치 미끼를 던지고 기다리는 낚시꾼 심정이 된다
영화 방자전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내가 놓은 덧이니까 내가 직접 확인은 해봐야지 “
(춘향이가 방자 버리고 이도령한테 가면서)
게시물의 반응의 정도에 따라서 만족감은 당연히 더 올라가는데 아마도 이것이 다음에도 무언가를 쓰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인생을 살면서 크게 보면 기대할 만한 일이 있는 기간과 없는 기간을 나눌 수 있겠다
기다릴 만한 있을 때와 없을 때 우리는 다른 무드로 살아간다
그래서 로또를 사면 일주일을 기대 속에 살 수 있다
정답이 있을 리 없지만 기다릴 만한 일을 지속적으로 만드는 것이 반대의 경우보다 후회의 가능성이 적은 것 같다고 지천명이 돼서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