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과 계약직
가끔 자동차 회사의 테스트드라이버가 되고 싶다는 문의를 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소망의 연장선에는 카레이서가 되고 싶다는 꿈도 같이 있는 경우가 많다(나도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테스트드라이버와 카레이서는 완전히 다른 직업이 되었다
(여기서 테스트드라이버는 주로 Ride&Handling 성능을 개발하는 테스트드라이버+엔지니어의 경우를 말한다. 과거에 세부적으로 분업화 전에는 테스트드라이버는 모든 성능에 관여했다)
과거에는 자동차 회사의 테스트드라이버출신의 카레이서가 많이 있었다
페라리나 포드 같은 큰 회사 소속의 테스트드라이버가 레이싱에 나가서 우승하는 스토리는 실제로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이유는 일반 사람들이 스포츠로 레이싱카를 탈 수 있는 기회가 지금보다 더 적었고 차에 가까이 있는 테스트드라이버가 오히려 기회가 더 많았다
또한 카레이서와 테스트드라이버 사이의 기량 차이가 적었던 측면도 있다
하지만 이제 낭만의 시대는 지나가서 현대에 와서는 양산차와 레이싱카의 차이가 더 커지고 분업화 전문화 경향에 따라 레이싱카를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역할은 대부분 카레이서가 하고 테스트드라이버는 고객이 타는 양산차를 개발하는 역할로 나누어졌다
레이싱카의 존재 이유는 빠른 랩타임이고 양산차의 존재 이유는 고객이 요구에 맞는 성능이라서 완전히 다른 엔지니어링이 필요하다
물론 운 좋게 테스트드라이버로 일하면서 개인적으로 카레이싱을 병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늦은 나이에 시작하기 때문에 대부분 아마추어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카레이서는 대부분 계약직이라 언제 잘릴지 모르지만 테스트드라이버들은 상대적으로 정규직이 많기 때문에 나름 안정적인 직업이다
물론 서둘러서 꿈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아스팔트의 사나이를 보고 자란 낭만의 세대인데 주인공처럼 만화 같은 현실을 가능케 하는 기회가 언젠가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사진 : 르망24시에서 신화를 쓴 마쯔다테스트드라이버 테라다요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