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이 나를 잊어도(250325)
'어머니, 왜 나를 낳으셨나요'
얼마나 힘들면 저렇게 탓했을까
'하나님, 왜 나를 만드셨나요'
얼마나 고되면 저렇게 탓했을까
많이 물려받아도 인생이 팍팍한데
홀로서기는 너무 막막하고 버겁지
그래도 울퉁불퉁 노년까지 걸어왔는데
언젠가부터는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고
내 이름도, 자식 이름도 가물가물 아득해
길거리들이 낯설고 얼굴들이 낯설어
매일 보던 거울 속의 내 얼굴도 낯설어
내 기억에서 남는 게 하나 없어도
나를 향하던 그 사랑은 남아 있을까
내 기억 속의 경험과 관계가 다 지워져도
나를 낳으신 어머니의 사랑은 남아 있겠지
나를 만드신 하나님의 사랑도 남아 있겠지
내가 나를 잊고 내가 나를 몰라도
주님은 기억하시고 알아주시기를
하루하루 안절부절 불안에 떨어도
주님은 저 천성까지 인도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