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더 남았을까요? 저희 부부는 다른 재능은 없고 다른 재산도 없고 유전자도 유산이라고 한다면 유일하게 공부유전자만 물려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닌가 봅니다. 작년까진 초등 저학년이라 괜찮겠지 했는데 4학년씩이나 되고도 아직도 뽀로로 같은 이 아이를 어쩌면 좋을까요? 비교하지 말아야지 싶으면서도 비교가 되어도 너무 되니 비교를 안 할 수가 없어요. 저도 남편도 공부를 잘할 때 성취감도 자신감도 생겨 좋았던 거 같은데 저희 딸은 고작 문제집 한두 장 풀면서도 너무 하기 싫어해요. 몸을 배배 꼬고 질질 끌면서도 잘하지도 못하는 아이를 보니 정말 답답하고 막막해요.
대치동의 황*수학 탑반에 다니는 친구 아들이야기를 듣는데 정말 현타가 옵니다. 5학년인데 벌써 중학심화도 다 끝내고 고1수학도 끝나간다고 하는데 그런 아이만큼 하길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겨우 동네 영어학원하나 수학공부방 하나 다니면서 거기서 하는 것도 제대로 못하니 막막해요. 도대체 누구를 닮았나 싶고 저희는 그나마 공부해서 이만큼 먹고사는데 이 녀석은 어쩌려고 저러나 싶고 엄마들 모임도 나가기 싫어지네요. 이적 어머니는 믿는 만큼 자란다고 했는데 믿을 구석이 있어야 믿어주죠. 믿음직하지 못해도 믿어 주면 잘 크나요? 선배맘님들께 조언 구해요. 밤에 심하게 야단치고 재우고 나니 속상하기도 하고 착잡하기도 해서 끄적여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