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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제라도봄 Nov 14. 2024

프롤로그

오지랖이 준 선물

시작은 오지랖이었습니다.

조금 먼저 혹은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키우면서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을 주변에서 많이 만날 수 있었지요. 때론 그들에게 조언과 지혜를 구하고, 때론 제 나름의 생각들을 나누고 서로서로 토닥이면서 친구들과 아는 언니 동생들 혹은 온라인 속에서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분들과 함께 아이들을 키워왔습니다.


그렇게 오지랖에서 시작된 '댓글'들이 제가 '글'을 쓰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각 잡고 내 글을 쓰려고 하면 잘 안 풀어지던 생각들이 어쩐 일인지 타인의 글의 댓글에 쓰면 그럴싸하게 써지기도 했습니다. 글 쓰는 재능은 타고나지 못했지만 오지랖은 타고나서 댓글이나 답글이 글이 되는 경험을 해왔습니다. 개그맨 고명환 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내가 장기를 두면 생각해내지 못할 묘수가 남의 장기판을 옆에서 보며 불리한 사람을 도우려 하면 보인다고요. 제가 아이들을 키우며 어설프게 '생각'만 했던 것들을 남을 위해 글로 쓰다 보니 제 생각이 더 정교해지고 다듬어지는 귀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흔히들 인생도 자녀교육도 정답이 없다고 푸념을 하곤 합니다. 그러나 정답이 없다고 인생을 마구 살거나 자녀교육을 아무렇게나 해도 되는 건 아니겠지요. 정답이 없을 땐 질문과 사색이 그 길이 되어줄 거라 생각합니다. 저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주신 원글자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혹시 몰라 질문의 내용은 원글자분의 의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각색합니다.)

 

질문을 품고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그 질문의 답 속에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中


저 또한 수많은 질문에 답을 찾아가며 정답은 아니어도 저만의 답을 찾고 또 수정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생각이 다르거나 다른 각도에서 보시는 분들은 또 댓글 달아주시면 제가 답을 찾아가는 길에 또 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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