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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제라도봄 Dec 31. 2023

한 단어 새해결심

책추천은 아니지만 '원워드'

한 해의 마지막 날.

조용히 올 한 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꿈꾼다.

연말연시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설정하고 결심을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결심보다는 '작심삼일'이라는 한자성어의 순리를 따른다.

한민족은 설날부터가 진짜라며

또 한 달쯤을 미루는 스스로를 인간적이라고 생각했다. 그간 살아온 관성을 이겨내는 힘을 내는 것이 쉽다면 수많은 자기 계발서와 강의는 팔리지 않겠지.


몇 년 전 어느 강연에서 1월 1일 결심 대신

마음먹은 날을 1일로 카운팅 하며

목표를 세워 보라는 이야기에 크게 공감했다.

1월 1일 날 뜨는 해가 9월 26일에 뜨는 해와

다르지 않다는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매해 첫날부터 다이어트, 운동, 영어, 독서처럼 전 국민의 대표 같은 결심대신

어느 날이든 마음먹은 한 가지에만 

집중해 보는 건 어떨까 생각했다.


그러다 당시 읽는 책에 소개된

'원워드'란 책을 게 되었다.

(절판되기도 했지만 심히 간단한 내용이라

독까진 추천하지 않는다.

책대신 책소개를 읽는 것 만으로도 충분할 듯하다.)

원하는 것이나 목표하는 것을 긴 문장이나

장황한 목록이 아닌 한 단어로 설정하고

그 단어에 집중하는 것이다.

물론 목표설정은 구체적이어야 효과가 있기도 하지만 그 목표, 계획과 간절함을 딱 한 단어로 되뇌면 몰입도가 훨씬 올라간다.

평범한 한국인답게 새해결심 목록엔 20년 넘게

운동, 다이어트, 영어가 있었던 듯하다.

어느 순간부턴 진부하다 못해 지겨워진 결심들.

재작년 6월엔 다이어트대신 '체지방'이란 단어에 집중해서 체지방 7킬로를 걷어내고,

올해 8월부터는 원워드를 '근육'으로 바꿔

근육 2킬로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

한 단어가 관성을 이기게 해 준 것이다.


오늘밤 온 가족의 원워드를 모아보려 한다.

나의 세 번째 열등감을 정면돌파하려 한다. 영어!

시험만 잘 보는 남편의 실용영어와

첫 내신시험을 앞둔 아들의 영어와

결혼 후 미국에 정착해 살고 있는

친구네 놀러 가기 위한 내 영어.

한국인과 결혼해 살고 있는 한국인 친구 보러 가는데 영어가 필요한가 스스로도 의문이지만

이정후의 야구경기를 알아들으며 보고 싶다.

그간의 경험상 원워드는 목표보다

집중해야 할 것으로 설정하는 것이 효과적이었기에 영어를 익히는데 필요한 단어를 골라본다.

자신감, 반복, 꾸준함을 후보가 되었다.


새해결심이 자꾸 실패한다면 그냥 어느 날

단어 한 개를 품어 새 날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그렇게 새로운 나를 만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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