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사를 보면 고용 안정 / 주거 안정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간 뉴스가 많다.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지금의 나에게도 가장 크게 와닿는 키워드이다. 아직 나는 집이 없다. 그러기에 집 값이 오른다는 뉴스를 보면 불안한 마음이 든다. 최근 회사 사정도 좋지 않다. 어느덧 회사생활도 두 자릿수를 바라보는 시점이 되니 이 또한 불안하다.
그런데 우리는 안정을 왜 꾀할까? 안정적이면 좋은 것일까? 안정적으로 사는 삶이 행복한 인생을 의미할까? 안정을 고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불안이 찾아온다. 오히려 지금 내가 가진 안정적인 부분을 생각해보고, 그것을 기반삼아 새로운 영역을 탐험하는 자세가 현명한 것은 아닐까?
오늘 있었던 일이다.
5살 짜리 아들과 동네 인근에 있는 물놀이장을 다녀왔다. 처음에는 자기보다 더 큰 형들과 큰 소리를 내뿜는 물소리에 주변만 어슬렁 거렸다. 나는 여분의 옷을 가져오지 않았기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아들 주변을 돌며 계속 외쳤다.
"OO아!.. 들어가봐, 괜찮아.. 아빠가 있잖아" 처음에는 쭈뼛하던 아들이 힐끔힐끔 내가 있는지 뒤를 돌아보며 조금씩 가장자리를 돌며 발에 물을 적셨다. 아빠가 자신을 보호한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서일까? 조금 더 물놀이장을 탐험하기 시작했다. 아들은 점점 물놀이에 빠져 들었고 이내 뒤를 돌아보지 않고도 1시간 가량을 그 안에서 잘 놀았다.
'아 이런 것이 안정감의 힘이구나'를 다시 느꼈다. 실패하더라도, 실수하더라도, 누군가가 나의 뒤를 지켜준다는 느낌 말이다. 내가 갖지 못한 것으로 불안감을 느끼기보다 지금 내가 가진 안정감을 갖고 새로운 것을 탐험하려는 자세가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