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의 시대다. 포드사로 대변되는 대량생산의 시대는 지금도 유지되고 있지만, 그것으로는 경쟁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저임금에 바탕을 두고 발전하는 중국기업들의 약진으로 가격으로만 경쟁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그 다음 키워드는 무엇일까? Apple의 iPhone으로 인해 UX가 그 답 중 하나가 되었다.
나는 우연한 계기로 UX Designer로 활동을 시작했다. 어느덧 5년이 흘렀다. UX Designer 활동 초기만 하더라도 주변의 인식은 '화면이나 그리는 애들'이었는데, 이제는 그 인식도 많이 변했다. 회사에서 나름 인정받는 조직이 되었고, 주변에서도 사용성 테스트(Usability Test)나 사용자 여정 지도(User Journey Map), 퍼소나(Persona)와 같은 UX분야에서 쓰이는 용어들이 언급되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왜 UX가 지금에 와서 성공으로 가기 위한 주요 키워드가 되었을까? 물론 스티브 잡스라는 불세출의 기업가도 그 주요 요인이긴 하겠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최근 읽고 있는 '한계비용 제로 사회'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한계비용은 어떤 생산물 하나를 만드는데 드는 비용을 의미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그 비용이 점점 0으로 수렴되가고 있다는 점이 책의 골자이다. 곰곰히 생각해보자.
과거에는 정보의 독점이 가능했다. 즉 나만 아는 정보를 이용해 쉽게 남과 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제 그런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인터넷과 구글이라는 존재가 정보의 민주화(?)를 이뤄냈다. 이제 누구라도 클릭 몇 번이면 고급 정보를 쉽게 획득할 수 있다. 정보를 얻는 데 드는 비용이 이제 크지 않다.
자본 격차도 줄어들었다. 크라우드 소싱/엔젤 투자로 과거에 비하면 쉽게(?) 자본금을 충당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IT의 발달로 막대한 자본 조달 없이도 사업을 일으키는 것이 가능해진 것도 한 몫한다. 대기업조차도 자사의 기술보다 오픈소스에 기반한 경우가 더 많다.
이제는 무엇으로 기업은 차별화를 시도할까? 쉽게 복제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최근까지의 정답 중 하나가 바로 UX다. 쉽게 복제가 불가능한 그 추상적 느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