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이 살아 숨쉬는 사회
대화를 나누다 보면 유독 많이 틀리는 단어가 있다. 틀리다와 다르다. 며칠 전 이야기다. 친구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 대화 속에서 친구가 틀렸던 표현은 아래와 같다.
"그 사람이랑 나는 좀 생각이 틀린 것 같아. 왜 그는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그건 이전 모델이랑 모양이 좀 틀린 것 같지 않아?"
"왜 자꾸만 내가 시킨 거랑 틀리게 하는지 모르겠어."
대부분 틀린 표현은 다르다로 말해야 하는데 틀리다로 사용하는 경우다. 나이 드신 어른부터 내 또래까지 잘못된 표현을 하루에도 수차례 발견한다.
이유가 뭘까? 영어로 말하면 아마 헷갈리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wrong과 different를 잘못 사용하는 외국인도 있을까? 다르다와 틀리다의 발음이 비슷해서 그런 것일까?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내가 생각하는 기우가 있다.
중고등학교 시절 우리는 늘 정답이 있는 세상에서 살아왔다. 토론과 협상보다는 권위 있는 누군가가 하는 말을 그대로 따랐다. 수업 시간에도 이런 식이다. 예를 들면 역사 문제로 이런 내용이 나왔던 것 같다.
조선이 멸망한 이유는 흥선대원군의 쇄국 정책 때문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과연 이 말이 곧이 곧대로 맞는 말일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 당시에 선생님이 그렇게 말하면, 교과서에 그렇게 써져 있으면 그게 답이 되었고, 다른 생각은 틀린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런 교육을 십수 년간 받아온 우리기에 이렇게 잘못된 표현을 여전히 쓰고 있지는 않을까?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의 일면을 보는 것 같아,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표현할 때마다 마음이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