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글에서, 경제적 자유를 이루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한지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투자 수익률만 높일 수 있다면, 생각보다 많은 돈이 들지는 않았는데요. 반대로 생각하면, 수익률이 낮은 경우엔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돈이 있어야 경제적 자유가 가능합니다. (지난번 링크드렸던 낙원 계산기로 한 번 계산해보세요.)
우리가 가진 에너지는 유한합니다. 모든 사람이 자기의 에너지를 재테크에 100% 올인할 수 없죠. 하지만 요즘 세상 뉴스를 보면, 매일매일 경제가 어떻게 되는지, 세상의 트렌드가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면, 투자할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알아야 할 지식은 생각하기에 따라서, 끝이 없을 수도 있지만, 욕심을 조금 내려놓는다면, 운전면허를 딸 수 있는 정도의 지식 정도면 충분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투자를 갓 시작한 A와 좌충우돌 투자경험이 있는 B의 대화를 통해 투자를 위해 얼마나 알아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겠습니다.
A: 인터넷에 찾아봐서 주식 계좌를 열긴 했는데, 뭔가 너무 복잡한 것 같아. 매수, 매도, 호가, 시장가, 지정가.. 이거 도대체 어떻게 사고파는 거야? 재무제표는 또 뭐고, 당기 순이익?, PER, PBR도 누가 보라고 하긴 하는데.. 그리고 4차 산업혁명, 메타버스, 핀테크, 클라우드 이런 건 다 알아야 해?
B: 네 말이 맞아.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제대로 알려면 공부해야 할 게 너무 많지. 하지만 달리 생각해봐. 네가 운전을 따기 위해 알아야 할게 많았는지. 우리 모두가 슈마허 같은 레이서가 되려고 하는 게 아닌 이상, 운전을 하기 위해 알아야 할 지식은 그렇게 많지 않을 거야. 그저 사고가 나지 않을 정도로, A에서 B지점까지 그냥 남들 걸리는 시간하고 비슷한 정도로만 가는 실력이면 돼.
A: 듣고 보니, 그러네. 그래도 뭔가 알아야 할 게 너무 많은 것 같아. 이런 게 잘 정리된 곳도 없는 것 같고. 책을 봐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조차 잘 모르겠어.
B: 난 사실 우리같이 비전문적인 투자자들의 경우엔 알아야 할게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생각해. 운전면허 딸 정도의 공부면 충분하달까? 만약 운전에 관심이 생겨서, 그것보다 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 그때 공부를 시작해도 괜찮은 것 같아. 왜냐면, 우린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투자에 필요한 지식을 대부분 습득했거든
A: 진짜? 뭔가 수상한데..
B: 내가 한 십몇 년 투자를 해보니까, 더 그런 것 같아. 내 생각엔 5가지 정도만 이해하고 있으면 되는 것 같아.
A: 그게 뭔데?
B: 첫 번째는 물건의 가격은 변한다는 거야. 이게 어떤 의미냐면, 같은 물건도 쌀 때도 있고, 비쌀 때도 있다는 거야. 작년에 큰 화제였던 스타벅스 레디 백 알지? 커피를 17잔 먹으면 공짜로 주는 거였는데, 당시엔 레디 백 가격만 커피 17잔 가격보다 많은 10만 원 정도에 중고 거래되기도 했었지.
투자도 비슷해. 가격이 저렴할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거야. 아마, 저렴할 때가 언젠지 어떻게 알아?라는 궁금증이 들겠지만. 이 주제에 대해서는 다음에 이야기해줄게.
두 번째는 투자도 하나의 물건을 구매하는 것과 같다는 거야. 쉽게 예를 들어볼게.
주식은 오픈마켓, 펀드는 백화점, 암호화폐는 남대문시장, 달러는 홈쇼핑처럼 생각해보는 거야. 오픈마켓에서 옷을 사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오픈마켓에 들어가서 이리저리 옷을 검색하거나 아니면 블로그나 커뮤니티에서 물건이 괜찮은지 가격이 비싸진 않은지를 찾거나 하지? 마찬가지야. 네가 삼성전자 주식을 사고 싶으면, 증권사에 가입해서, 삼성전자 가격을 알아보고, 그 가격이 나쁘진 않은지를 이곳저곳에서 살펴보는 과정과 동일해. 다만 그게 옷이 아니라 삼성전자 주식이라는 것만 다른 거야.
세 번째는 물건들의 가격은 장기적으론 오른다는 거야. 첫 번째 글에서 인플레이션이 뭔지 이야기했었는데 기억나? 인플레이션은 물가(물건의 가격)를 의미하지. 즉 10년 전 자장면 가격이 다르고, 10년 전 집값이 다르고, 10년 전 삼성전자 주식 가격이 다르지. 대부분의 자산(즉, 물건)은 시간이 흐를수록 인플레이션에 의해 오르게 돼. 물론 특정 기간에는 크게 가격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길게 보면 거의 대부분의 자산이 가격이 올라 있을 거야. 이 개념은 매우 중요해. 어떤 투자 상품을 살지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주는 요소거든
네 번째는 사람의 심리는 쉽게 안 변한다는 거야. 방학 첫날엔 매일매일 일기를 써야지 하지만, 방학 끝날 때쯤 몰아 쓰거나, 시험 전날 벼락치기를 한다거나, 다이어트해야 하면서도 밤에 야식을 먹는 걸 보면,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늘 하던 대로 하는 경향이 있어. 이게 어떤 의미냐면, 투자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많이 발생해.
예전에 9.11 테러 기억나? 그때를 생각해보면, 그 무너진 건물과 우리나라의 대부분 회사는 아무 연관관계가 없는데, 당시에 대부분 회사들의 주식 가격이 거의 반토막 이상으로 떨어졌었거든. 본능적으로 인간은 위기가 발생하면, 얼어버린 뒤 도망치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야. 따라서 투자를 잘하려면 인간의 변하지 않는 본성을 이해하면, 투자할 때 그게 큰 도움이 돼.
다섯 번째는 기회는 계속 찾아온다는 거야. 아마 너도 뉴스에서 들었을 수도 있지만, 작년에 10배 이상 오른 테슬라나, 최근에 흠슬라라는 말을 듣는 HMM, 얼마 전까지 광풍이었던 비트코인, 이런 것들에 투자했더라면 하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어. 지금이라도 사는 게 맞는 걸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조심해야 하거든. 이런 기회는 앞으로도 계속 찾아올 거야. 그 사실을 계속 되뇌고, 생각하고 있어야 해. 지난번 시간에 말한 것처럼 투자에서 중요한 건 일시적인 높은 수익이 아닌 꾸준함이거든.
A: 뭔가 조금 알 것 같으면서도 어렵네. 어쨋든 위의 내용만 이해하면,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는거지?
B: 응, 난 그렇게 생각해. 근데 위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 건 쉽지는 않을거야. 그래서 우리같은 초보자들은 조금 더 욕심을 내려놓고, 안정적인 방법을 시도하는게 좋아. 그게 무엇인지는 앞으로 차근차근 설명해줄게.
A: 고마워. 앞으로 제대로 투자해 봐야지.
P.S 내용 중에 잘 이해가 되지 않거나 어렵다고 느끼는 부분을 댓글로 남겨 주시면, 내용을 보강하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