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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예 Sep 17. 2015

꼼지락 꼼지락.

불면.

나는 어릴 적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한 밤


잠자리에 들게되면 칠흑같은 어둠을 응시하며


종종 죽음이란 무엇일까? 이 어둠이 이 적막이


영원히 이어지는것이 죽음일까? 하고 생각에 빠지다


아 숨도 쉴수 없겠지 하곤 숨도 참아보고 좋아했던


과자랑 초콜렛도 못먹겠지 라는 생각에 울적해지며


왠지 모르게 답답해져오는 가슴을 조그마한 손으로


투닥투닥 두드리다 결국엔 혼자 잠을 청하지 못하고


죽음이란 끝의 막연함을 뒤로한채 부모님의 침실로


이불과 베게를 들고 찾아가곤 했다.


그리고 현재.


설익은 경험과 지식을 가진 채 어느정도 세상에 알게 된


지금은 내가 걸어 온 길들과 점점 가면 갈 수록


좁아져가는 앞에 놓인 길들을 보며.


일과 사랑 후회와 고민 선택과 포기를 반복하며


쉽게 잠들지 못하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어린 시절의 피난처 버팀목이 되었던 따스했던


부모님의 침실이란 공간이


어설피 커버려 누군가의 피난처가 되지도


다른 피난처를 찾아갈 수도 없는 현재에 이르러


너무나도 그리움이 더해지는것 같다.



꼼지락 꼼지락


참으로 잠 못드는 밤이다.


뒤척 뒤척


난 네게 기대이고 싶었다.


부스럭 부스럭


네가 내게 기대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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