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진심으로 이해해 보려고 한 적이 있나.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할 때마다 나는 좌절한다. 다른 이를 온전하게 이해하는 일과 이해받고자 하는 일은 매번 불가능하다는 사실에 이른다. 그냥 애초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한다고? 내 귀로 들려온 너의 말을 그대로 반복하면서 재차 확인을 해보지만 내가 잘못 들은 것은 아니었다. 너와 나의 마음이 향하는 방향이 달라서가 아니라 바라보는 각도부터 틀어져 있어 당황하곤 한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일까. 이런 대화는 주로 마음 맞는 이들과 나누기 마련이기에 그런 사람과 이토록 다른 존재라는 것이 받아들이기 힘들 때가 있다. 거리감이 느껴진다.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 든다. 너와 나 사이에 쌓였을 수많은 오해들이 염려된다. 내가 오해하고 있을 너의 생각이 무수히 많다는 생각에, 어쩌면 너는 나를 완전히 오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에. 이 정도의 말이 아닐까. 분위기가 흐트러질까, 말을 꺼내기 조심스러워, 굳이라는 생각에 서로의 언어를 지레짐작하지는 않았을지. 애초에 나랑 결이 비슷한 사람이란 없는 것이다. 그냥 다른 거다. 우리는 시간이 흘러도 서로를 이해하긴 어려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