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에 형상이 떠오르지 않아요...ㅠㅠ

To. 스케치도 3D도 마음대로 안 되는 그대에게

by 상은쌤
“원래 하고 싶었던 디자인은 이게 아닌데…”
“스케치를 해도 3D를 해도 뭔가 이상해요”



대학 입학 후 1, 2년이 지나고 3학년이 될 무렵, 현실적인 문제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동안 대학생활은 너무 재미있었는데 말이죠.


'산디 전공인데...나는 왜 스케치도 렌더링도 제대로 못하는 걸까...ㅠㅠ'


저도 아주 오래전 이긴 하지만 다른 대학 친구들의 과제전을 보고 오면 늘 자괴감에 빠지곤 했습니다. '왜 난 이거밖에 못하지...? 이래서 그 친구들과 경쟁이 되겠어?' 하면서요.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문제는 '스케치'나 ‘렌더링’이 아니었습니다. 내 머릿속에 내가 만들고 싶은 '형상'이 없었다는 게 문제였죠.


이 고민은 졸업 후 제품디자이너로 취직을 하고나서 더 심각해졌습니다.

다들 책상에 앉아서 펜 하나로 A4용지에 쓱쓱 아이디어 스케치를 하는데, 나는 아무것도 생각나지도, 그려지지도 않았습니다. 제품의 모서리 일부만 희뿌옇게 머릿속을 맴돌기만 했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뭐지?' 하나 둘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깨달은 게 있었죠.



나는 '만들기 파'라는 것.


어릴 때부터 뭔가 그리는 걸 좋아했지만, 그보다 더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는 사실을요. 대학 때도 앉아서 스케치를 하기 보다는 바로 손으로 뭔가 만들면서 형상을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그래서 대학 다닐 때는 전공 과제 하는 게 즐거웠죠. 늘 뭔가 만들고 있었으니까요.)


그랬던 제가 직장에서는 네모 반듯한 A4 종이 위에만 스케치를 해야 했습니다.

그때부터 괴로움이 시작되었죠.



그래서 방법을 바꾸기로 했어요.


뭐든 일단 손으로 작게 만들어보고, 그걸 보면서 스케치했습니다. 선택된 아이디어는 실제 크기로 다시 만들어보았죠. 남들보다 시간은 더 걸렸지만,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 순간 머릿속 형상이 손끝으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깨달은 것은 머릿속 형상을 빠르게 눈앞에 구현해내는 것.

때론 종이와 화면을 벗어나, 현실 세계에서 눈과 손과 머리를 함께 쓰는 과정이 저만의 디자인 방법이 되었습니다.



내 머릿속에 조금이라도 보이는 ‘형상’이 있어야, ‘아이디어 스케치’ 든 ‘3D 모델링’이든 할 수 있습니다.


산디 전공을 막 시작하는 입문자라면 내가 머릿속으로 떠올린 형상을 현실 세계로 가져오는 훈련에 집중해보세요.


아직 머릿속 형상이 안개 속에 있는 듯하다면, 디지털 툴보다는 손으로 직접 만드는 아날로그 작업을 우선 권합니다. 스케치를 하거나, 입체로 만들어보는 거죠.


오래된 방식처럼 보이지만, 실은 애플 같은 세계 최고의 기업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능력입니다.


애플의 제품디자이너 채용 공고를 보면:

Key Qualifications

* Experience in hands-on prototyping, without relying solely on virtual design tools.


디지털 툴에만 의존하지 않고 손으로 직접 만드는 경험.

이것이 그들이 찾는 핵심 역량 중 하나입니다.


https://jobs.apple.com/ko-kr/details/200007574-0836/apple-industrial-design-accepting-portfolios?team=DESGN




아까 던졌던 질문을 이렇게 바꿔보죠.


Q_머릿속에 형상이 떠오르지 않아요…ㅜㅜ
A_만들기 파 vs. 그리기 파, 나만의 방법을 찾아보아요!



일단 자신이 '만들기 파'인지, '그리기 파'인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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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타입인지에 따라 '디자인 형상'을 상상하고 구체화하는 과정은 조금씩 다릅니다.


다음 글에서는 만들기 파와 그리기 파,

각자에게 맞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나눠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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