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저도 산디 전공을 할 수 있을까요?

To. 산업디자인 전공을 망설이는 그대들에게

by 상은쌤
그림 그리는 건 좋아하는데… 산디 전공은 왠지 어렵고 힘들어 보여요…

산업디자인을 해보고 싶은데… 아직 기본이 안 되어 있어요…

학원에서는 라이노, 피그마 이런 거 배워야 한다고 하는데…
뭐부터 해야 할지…

산업디자인 전공, 왜인지 모르겠지만 막상 전공을 선택하려고 하면 망설여집니다.

음... 그런데 이런 고민은 백날 해봐야 소용없어요. 지금 뭔가 자격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건 그저 '실체 없는 느낌'일뿐입니다. 대부분의 미술교육(대학 입시 미술 포함)은 평면적인 작업을 주로 하잖아요. 그건 여러분의 잘못이나 준비 부족이 아닙니다. 단지 경험이 없었을 뿐이죠.


학기 초 수강신청 기간에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하나 있어요.


Q. 그런데… 저도 산업디자인 전공을 할 수 있을까요?
A. 너무 진지한 거 말고, 가볍게 시작해 봐요.



고민만 하지 말고 쉽게 생각해 봅시다.

일단 한 번 해보고, '산디'를 전공할지는 그때 정하면 됩니다. 그게 학생의 특권이니까요.

그럼 '산디 전공'에서 가장 두려움을 주는 대상들을 한번 살펴볼까요?


첫째, '입체'로 디자인하기
- 제품, 공간, 리빙, 모빌리티 디자인 등 물리적 형상을 가진 것들


둘째, '3D 모델링과 렌더링'하기
- 3D와 관련된 프로그램 다루기


셋째, '디자인 리서치'하기
- 기술, 시장 트렌드 연구와 사용자 조사, 디자인 컨셉 기획하기


이렇게 나열해놓고 보니 뭔가 더 어렵게 느껴지네요.

학원에서는 보통 3D 모델링이나 UX/UI 관련 프로그램부터 배우라고 하죠.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들은 여러 디자인 관련 도구(Tool) 중 하나일 뿐입니다. 처음부터 도구를 완벽하게 익히고 시작하려고 한다면? 음... 산업디자인은 그런 식으로는 제대로 배울 수가 없어요.


그보다 먼저 익혀야 할 게 있습니다.


디자이너에게 가장 중요한 건 뭘까요? 바로 남과 다른 '관점'이죠. 툴은 '창의적 사고'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도구일 뿐, 생각하는 힘 자체를 키워주진 않아요.

산디 입문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디자인씽킹'이 베이스로 깔린 '프로젝트 경험하기'입니다.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에서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전체 과정을 경험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 '가볍고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를 여러 번 경험해 보세요.


그때그때 필요한 리서치 방법과 툴을 조금씩 익혀보고 직접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마라톤 완주를 위해 짧은 거리부터 조금씩 훈련 거리를 늘려나가는 것처럼, 작은 프로젝트를 통해 조금씩 성장하고, 조금 더 큰 프로젝트에 도전해보세요. 그 안에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예비 디자이너인 '나'는 성장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럼 산디 전공 교과 중에 무엇을 어떻게 선택하면 좋을까요?

대학의 산업디자인 전공 교과는 ‘예비 디자이너에게 가장 중요한 2가지 힘’을 가지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첫째, 세상을 ‘관찰’하고, 문제를 ‘발견’하고, 그것을 ‘자신만의 관점’에서 창의적으로 생각해내는 힘


둘째, 자신의 상상을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입체 조형으로 표현하고 만들어 내는 힘


대학마다 개설되어 있는 산디 전공 교과목의 명칭은 조금씩 다르지만, 잘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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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영역: 생각의 힘을 기르는 교과목 (Design Thinking)

세상을 관찰하고 나만의 관점에서 창의적, 혁신적 사고를 할 수 있는 힘

예시: 디자인 리서치, 사용자 조사 등


▶ B 영역: 만드는 힘을 기르는 교과목 (Design Doing)

사물의 입체적인 조형, 구조, 움직임 등을 만드는 데 필요한 디자인 방법과 도구를 다루는 힘

예시: 재료, 구조, 모형제작 등 산업디자인 기초 교과목


▶ A+B 통합: 프로젝트 수업

두 가지 영역을 아우르는 종합 프로젝트


대부분의 산업디자인 전공 프로젝트는 이 두 가지 특성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단지 요리의 레시피처럼, 교과목에 따라 ‘배합 비율’이 조금씩 다를 뿐이죠.


모형제작 수업: Design Thinking 5% + Design Doing 95%

디자인 리서치 수업: Design Thinking 80% + Design Doing 20%

졸업전시 프로젝트: Design Thinking 50% + Design Doing 50% (예시일 뿐, 학교마다 다름)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차적으로 두 가지 영역에 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역량’을 동시에 요구하는 ‘프로젝트형’ 수업들이 많아지고, 그와 더불어 난이도도 높아지기 시작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 시각 디자인과 산업 디자인 중에 뭘 할까 망설이고 있다면,

• 지금 서양화, 동양화, 조소, 공예 등을 전공하면서 산디에 새로운 호기심이 생겼다면,

• 디자인과 전혀 상관없는 다른 전공을 하고 있지만 산업디자인 분야와의 새로운 접목 기회를 찾고자 한다면,


산디 입문 단계의 가벼운 프로젝트로 전공 탐색을 시작해보세요. 교과목을 선택할 땐, 위에서 이야기했던 두 개의 영역(A, B)에서 각각 가장 기초적인 교과목을 선택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산디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저는 불편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요…?’에 대해 이야기 나눠볼게요.




산디 전공, 대학에서 이렇게 탐색해보세요.


1) 내 수준에 맞는 교과목 찾기

• 입체 작업 초보라면?

1~2학년 과정의 '재료, 구조, 모형제작' 관련 기초 교과목부터 시작해보세요.

• 리서치에 관심이 많다면?

2~3학년 과정의 '디자인 리서치' 특화 교과목을 찾아보세요.

• 통합 프로젝트 경험을 원한다면?

3학년 과정의 전공 특화 프로젝트(제품, 공간, 리빙, 모빌리티 등) 수업을 수강해보세요.

* Tip: 학년별로 난이도를 조금씩 높여가며 수강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2) 학교 동아리 가입하기

대학마다 전공수업보다도 빡센(!) '특화 동아리'들이 있습니다. 무시무시한 선배들이 엄청난 과제를 내주고 촌철살인 같은 피드백을 주기도 하죠. 그런 동아리에서 담금질 당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거예요.


3) 선배 경험담 들어보기

선배의 경험담만큼 생생하게 피부에 와닿는 것은 없죠. 관심 분야에서 활동 중인 선배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복학생이라면 먼저 경험한 동기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4) 프로젝트 도우미 하기

졸업전시나 과제전시 준비 중인 선배가 있다면 '프로젝트 도우미'로 자원해보세요. 선배의 작업 과정을 어깨너머로 배우며 간접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일종의 선행학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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