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그런 사람인 줄 알았다. 하고 싶은게 있으면 밤새서 끝내놓아야 마음이 편한 사람. 보던 시리즈물이 있으면 다 볼 때 까지 자지 않고 버티는 사람. 그러던 와중에 남편을 만났다. 남편은 하루의 목표를 달성하면, 그 이상의 것은 하지 않는 사람이다. 아무리 재미있는 것이 있어도 잠은 정해진 시간에 꼬박꼬박 자고 다음에 조금씩 보는 그런 사람이다. 나는 그런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소설을 쓰는 요즘이다. 어딘가에서 딱 막혔다. 진부한 이야기가 되지 않기 위해서 생각을 하고 또 생각을 했다. 좋은 생각이 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함을 알았다. 얼른 소설을 마무리하고 싶지만 참고 공들여 좋은 생각이 날 때 까지 기다렸다.
아! 실마리가 풀린다. 계속 생각을 하고 정성을 들이니 이야기가 흥미롭게 풀린다. 바로 글을 쓰고 싶지만 당장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있던 참이다. 조금 더 생각을 한다. 몸이 묶여 있으니 할 수 있는건 다음 이야기를 머릿속으로 더 생각하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생각을 글로 쓰지 못하고 머릿속에 가두어 두니, 그 안에서 또 정제가 된다. 바로 글을 쓸 때 보다, 조금 더 감칠맛 나는 이야기로 진화했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시간이라는게 들어가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기가 잠에 빠지고,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까 줄거리를 꽤 길게 생각해놓았는데 오늘은 이걸 다 쓰지 않고 싶었다. 원래의 내 성격이라면 한 번 틀을 잡았으면 우루루 써 내려갈 것 같았는데, 오늘의 나는 그러지 않았다. 또 시간이라는 마법이 융화되길 기다렸다. 왜 인지는 모르겠다. 나는 무언가를 할 때 직관을 잘 따르곤 한다. 소설은 매일 정해진 분량 이상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집중력이 가장 강할 때에만 글을 쓰고 싶은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