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처가 사기일까 아닐까

by 박모카

마음 아픈 뉴스가 많이 들린다. 해외에서 돈을 벌 수 있다고 해서, 해외로 갔다가 끝내 못 돌아오는 소식은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돈을 벌만한 곳을 찾던 당시, 나는 분명하게 사기 같아보이는 곳이나 사기를 저질러야 하던 곳은 걸렀다. 다행히 병원 통역업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쪽 산업에서 일을 하지 않았다면 나는 어떤 일을 했을까 과거를 회상하게 되었다.


통역업무에서 가장 인원을 많이 뽑던 분야는 병원 통역 말고, 온라인 게임 통역도 있었다. 관심있는 분야가 아니라 그냥 넘어갔다. 딱히 이것이 사기라는 생각은 안 했던 것 같다. 카지노 딜러라는 직업이 있으니까, 비슷한 거겠구나 했다. 흉흉한 소문이 들리는 요즘이다. 그것도 당연히 걸러야했던 분야라는 생각이 새로 들었다. 내가 병원 통역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을 보고, 비슷한 류인 온라인 게임 통역을 하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서 본 편을 쓰게 되었다.


확살하게 이건 사기잖아! 라고 말을 하기 어려운 곳도, 스캠의 냄새가 나면 피하는 것이 맞다. 왜냐면 현실은 일반적으로 흑과 백으로 나뉘지 않기 때문이다. 모호하게 '이건 안전한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많다. 긴가민가하며 '일단 살짝 맛만 보고, 어떻게 할지 결정하자'라며 업체에게 건네주는 나의 인적사항은 그들로부터 평생 삭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찝찝한 곳에 발을 담그면, 내가 제공했던 나의 정보가 나중에 나를 옭죄는 도구로 쓰인다.


사주에 관심이 많은 나의 경우, 온라인으로 사주풀이를 하는 SNS 계정을 알게 된 적이 있다. 풀이를 의뢰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돈은 잃어도 된다는 생각이었다. 내 인적사항, 삶에서 크게 있었던 일 등 나와 가족에 대한 부분을 알려주고 사주 결과를 기다렸다. 그리고 며칠 후, 내가 봤던 SNS 계정과 비슷한 계정이 100개 넘게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슷한 계정들은 모두 문제은행에서 나오는 질문사항처럼 포스팅의 내용을 공유했다. 그들은 모두 같은 곳으로 입금을 유도했다. 매크로 계정을 무더기로 발견하고 나니, 찝찝함이 밀려들어왔다. 내가 의뢰한 사주풀이가 진짜던 가짜던 중요하지 않았다. 제공했던 개인 정보가 다른 곳으로 팔려, 나중에 나에 대해 보이스피싱하는 수단으로 쓰일 것 같아서 두려웠다.


몇 년 전, 실제로 내 여권정보를 줬던 곳도 있다. 말레이시아 회사인데, 한국에서 재택근무가 가능하고, 아주 가끔씩 말레이시아로 출장을 오면 된다는 요건이었다. 온라인 면접을 세 번 보고나서, 취업을 축하한다는 메세지를 받았다. 직원으로 등록하기 위해 여권과 통장 정보를 달라고 했고 나는 의심 없이 정보를 줬다. 찰나의 순간이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누군가에게 주는 것은 쉽고 빨랐다. 디지털 카피였기 때문에 정보는 곧바로 전송되었고 한 번 수신이 된 이후에는 이를 다시 뺏어올 수 없다. 그제서야 찝찝함을 느꼈다. 그 회사에 대해 인터넷으로라도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평점이 아주 낮고 홈페이지가 신뢰가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구글에는 회사 정보가 나오지 않았다. 지원을 연결해준 우리나라 정부처에 회사에 대해 문의를 했다.


"(생략) 다단계같은 느낌이 나는데요. 불법적인 일을 하는 곳은 아닌가요?

국가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를 통해서 알선된 만큼, 깨끗하고 정직한 회사라고 믿고 다녀도 되는지 궁금합니다."


다음과 같은 답변을 받았다.


"(생략)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인처 분들의 모든성향과 바뀌는 태도를 00에서 모두 파악할 수 없다보니

해외취업을 어렵게 하셨음에도 현지에서 피해를 받는 사실도 발생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생략)"


아차 싶었다. 나는 바로 여권분실신고를 했다. 분실신고를 한다고 해서 내 여권이 도용당할 위험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내가 범죄 예방을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는 빙산의 일부분이었다. 그들이 내 정보를 이용해서 범죄에 쓰고자 했다면 얼마든지 가능했다. 회사에 이메일을 보냈다.


"저를 취업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입사 전, 불법적인 활동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싶습니다.

이와 함께 몇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생략)"


곧이어 답변이 왔는데, 꽤나 기분이 상한 느낌의 회신이었다. 그리고 내 취업은 취소되었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서로가 황당한 상황. 당시에는 이미 쏟은 물을 되돌릴 수는 없다며 취업이 되지 못한 것을 마냥 안타까워만 했다. 지원을 연결해준 시간이 흘러 다시 생각하니, 우리는 정보를 정말 쉽게 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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