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by 박모카

통역에 들어가자 마자 들리는 말이 있다.

"아줌마! 000라고 해줘요~" 아줌마라는 단어는 100% 초음부터 쏘아대듣이 내 귀에 꽂힌다. 가시가 있는듯 날카롭게 들리지만 담담하게 나는 내 할일을 한다.

한편으로는, 같이 "네 아줌마. 그렇게 전달해드릴게요."라고 하면 마음이 펼할까 상상했다. 아니면, 그냥 문장 전체를 통역해서 "Please translate this 000. ANTI." (아줌마라는 뉘양스를 잘 살리는 단어가 이것 말고는 안 떠오른다.) 라고 전달하면 어떨지에 대한 상상의 나래도 펼쳤다.

하지만 내 결론은 이런 무례한 톤앤 매너는 심각한 정도가 아니면 무시해도 되겠다였다. 결국 그런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가진 결함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나 역시 누군가에 대해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볼 때에는, 그들이 가진 결함이 내가 부끄러워 하는 나 자신에 대한 결함과 똑같은 옷을 입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꺼리낌이 없는 부분에서는, 상대가 아무리 나를 깎아내려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들이 뭐라고 하건 간에 내 자신이 바뀌는 부분은 없고, 내 스스로 떳떳한 상태로 살기 때문이다. '아줌마!'라는 말이 특히나 거슬리는 이유는, 내가 이제 아줌마의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나를 그렇게 부른다고 해서 화를 낼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자신의 결함이 너무 신경쓰이는 나머지, 다른 사람을 같은 방식으로 깎아내릴 뿐, 그 외의 동기는 없기 때문이다. 무례한 사람을 만났을 때, 무례하게 툭 던지는 부분에 대해 '아~ 이 사람은 이런 결함을 가지고 있구나~'라는 방식으로 그들을 바라보기로 했다.


무례하게 당했는데 왜 이에 대한 응답을 안하냐고? 굳이 내 카르마를 더럽히지 않고 싶어서다. 사람의 인생은 목적이 아니라 그 과정에 있다고 믿는다. 내가 거쳐오는 길이 반짝반짝하고 아름답기를 바란다. 그래서 굳이 힘을 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이직을 하고 종목이 바뀌었다.